트럼프 '스타게이트' 계획에… 머스크·올트먼 정면충돌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다음날인 21일(현지 시각) 대규모 인공지능(AI) 투자 계획을 발표하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정면충돌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머스크가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다.

백악관이 발표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앞으로 4년간 5000억 달러를 미국 AI 기술과 인프라에 투자하는 계획이다. 초기에는 1000억 달러를 투입해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건립하고 AI 개발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투자가 미국의 기술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라며 대규모 규제 완화를 통해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하지만 발표 직후 머스크는 소셜 미디어 엑스에서 "그들은 실제로 그만큼의 돈이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소프트뱅크는 100억 달러 미만의 돈을 갖고 있고 나는 이를 믿을 만한 소식통에서 들었다"고 주장했다.

올트먼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머스크를 "우리 시대의 가장 영감을 주는 기업가"라고 칭한 뒤 "틀린 말이다. 이미 진행 중인 현장을 방문하고 싶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이 항상 회사에 최선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새로운 역할에서는 대부분 우선순위에 두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은 한때 동지였지만, 현재는 앙숙보다 못한 관계다. 2015년 오픈AI를 함께 설립했던 이들은 2018년 내부 갈등으로 머스크가 이사직을 사임하고 투자 지분도 처분하며 결별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2월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뒤 영리사업을 추구한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최측근이 백악관의 주요 프로젝트에 대해 공개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CNN은 머스크의 발언이 "현 행정부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고, 뉴욕타임스는 "머스크와 행정부 사이에 드러난 첫 번째 공개적인 균열"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국민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CEO들의 말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런 투자가 우리의 위대한 나라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미국의 일자리도 함께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기술 파트너로 참여한다. MS는 이미 이번 회계연도에 AI 데이터 센터에 8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800억 달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