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행 정국에 美 연준 금리 인하 속도조절 까지…고차방정식 풀어야 하는 한국은행

탄행 정국에 美 연준 금리 인하 속도조절 까지…고차방정식 풀어야 하는 한국은행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4.12.2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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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한국은행의 고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이 이어지기 전에도 우리나라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요구가 시장에서 나온 상태다.

하지만 금리를 인하할 경우 현재 달러당 1450원을 넘은 원·달러 환율을 더 자극할 수 있고, 향후 한·미 간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란 점을 고려하면 한국만 빠르게 금리를 낮출 수도 없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에 재정을 통해 현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은 19일 새 산출 방식으로 추정한 2024∼2026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2%로 제시했다.

잠재 국내총생산(GDP)은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 경제 규모를 말한다. 잠재성장률은 이 잠재GDP의 증가율로, 한 나라 경제의 잠재력 또는 기초체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한은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1∼2005년 연평균 5.0%에서 15년 뒤인 2016∼2020년 절반 수준인 2% 중반으로 급락했다. 이후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포함한 2021∼2023년 2.1%로 더 떨어졌고, 2024∼2026년 2.0%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잠재성장률 하락도 문제지만, 이처럼 낮아지는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질 GDP 성장률도 고민거리다.

더구나 내년 1.9% 성장률은 벌써부터 달성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 재정을 통한 정부 소비 등이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 성장률을 애초 1.9%로 예상했는데, 국회를 통과한 예산안이 -0.06%p가량 긴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하방 압력이 커진 만큼 경기를 소폭 부양하는 정도의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추경안이나 중요한 경제 법안이 여야 합의로 빨리 통과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현 예산안이 오히려 내년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릴 가능성을 경고하며 연일 조속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재정·통화정책을 통한 단기적 경기 부양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출산율을 올리고 규제 완화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로 생산성을 키워야 0%대 잠재성장률의 운명을 피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조언이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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