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두산그룹이 내년 상반기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을 한 회사로 합병한다. 이번 합병으로 그룹 내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이 글로벌 기업들을 타겟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연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시킨 뒤, 내년 상반기엔 두 회사를 합칠 계획이다. 합병 시 단일 회사명은 아직 미정이다.
앞서 지난 11일 두산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와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축으로 하는 사업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 46%와 일반 주주가 들고 있는 54%를 두산로보틱스에 넘겨 100% 자회사로 만들고, 그에 상응하는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두산밥캣 주주들에게 건네는 방식이다.
그러다 이번에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간 구체적 합병 절차와 시기 등이 알려지게 된 것이다.
업계는 두산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이 합병되면 두산그룹이 인수합병(M&A)을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밥캣은 그룹 영업이익의 97%(지난해 1조3899억원)를 차지하는 만큼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한다. .
그러나 글로벌 건설기계 기업들이 오래 전부터 공격적인 M&A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고도화할 동안 두산밥켓은 공정거래법 탓에 이렇다 할 합작투자를 하지 못했다.
현재의 그룹 지배구조를 보면 두산 지주사 ㈜두산 산하에 두산에너빌리티가 있고, 그 밑에 두산밥캣이 있다.
즉 두산밥캣은 지주사 ㈜두산의 손자회사인 셈인데, 공정거래법에서는 손자회사는 인수합병 시 대상 기업 지분을 100% 보유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예컨대 두산밥켓이 한 유망 기업을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51% 지분 투자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즉 글로벌 경쟁사들의 행보에 맞춰 투자를 늘려야 하는 두산그룹의 입장에서 손자회사라는 위치는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두 회사가 합병하게 된다면 두산밥캣도 지주사 자회사 지위를 갖게 돼 본격적인 글로벌 M&A 경쟁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번 합병으로 두산로보틱스도 득이 될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두산밥캣이 100% 자회사가 된만큼, 두산밥켓이 미국과 유럽에 구축한 1500여 개 딜러망을 소유할 수 있으며 회사의 로봇 제품에 해외에서 자명한 두산밥켓 브랜드를 달 수 있기 때문이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