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첫 경선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승을 거두고 여론조사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면서 대선 후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이오와 코커스 득표율은 51%로 2위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21.2%)와 격차가 29.8%포인트에 달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에서의 기세를 몰아간다면 이르면 3월 중순께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가 만약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관계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19일 동아일보는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언 브래머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 대선은 올해 세계가 맞을 가장 큰 지정학적 위험”이라며 ‘트럼프 2.0(두 번째 임기)’이 한반도에 몰고 올 파장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 핵 동결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의 핵보유국화(化)로 한국에서도 자체적인 핵 억지력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언 회장은 올해 미국 대선에 대해 “한마디로 세계 최대의 지정학적 리스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는 한국 등 동맹국들의 ‘불확실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동맹들은 장기적인 안보 지원과 안정적인 경제·외교 관계에 있어 미국에 의존할 수 있다는 확신을 잃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하게 되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남북 관계 상황 속에선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이 깨질 수 있다는 공포가 커질 수 있다. 더불어 한국 내에서 핵 억지력 개발에 대한 요구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과거에도 북한과 직접 협상”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에도 북한과 직접 협상했다. 두 번째 임기를 맞게 되면 그는 제재 완화를 대가로 북한 핵 동결을 받아들일 수 있다. 북한의 핵보유국화로 한국에선 ‘자체 억지력(indigenous deterrent)’을 개발해야 한다는 압박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대신 도발 억제에 초점을 맞춰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럴 경우 미국이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대신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워싱턴 선언’(2023년 4월 채택)이 무력화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미국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사진=동아일보 갈무리]](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401/213747_212810_2025.jpg)
‘악당들의 축(Axis of Rogues)’, 미국 전략적 혼란 이용 위한 공격 나설 것
또 북한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핵 직거래로 끌어내려 한국에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고 전했다.
아울러 최근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 “북한과 러시아 등 ‘악당들의 축(Axis of Rogues)’은 미국의 전략적 혼란을 이용하기 위한 공격에 나설 것”이라면서 “북한은 4월 총선을 치르는 한국을 분열시키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허위정보 유포에 나설 수 있다. 모두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들”이라고 평가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