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 2021년 6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이정훈 당시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이 검찰에 송치, 이 사건의 1심 재판이 2년 7개월째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 공작원의 존재 증명을 위해 영상 신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씨와 검찰은 이 북한 공작원을 두고 맞서왔다. 이씨는 ‘무죄’를 주장하는 가운데, 검찰과 이씨는 국정원이 북한 공작원으로 지명한 일명 ‘고니시’를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21년 8월 첫 1심 공판 기일에서 국정원이 북한 공작원으로 지목한 일명 '고니시'가 이미 사망했고 그의 신상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니시와 몇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으나 중간에 모두 끊겼다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은 이씨가 2017년 4월 국내에 잠입한 북한 공작원 고니시와 4차례 만나 국내 진보 진영 동향 등을 보고하고, 암호화된 지령문과 보고문 송·수신 방법을 교육받았다고 주장했다.
15일 조선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한 탈북민이 자신이 1980년대 북한 공작원으로 중남미에서 활동하며 고니시를 접촉했다고 한 진술, 북한 TV방송 화면에 나온 고니시 얼굴 등을 토대로 고니시가 북 공작원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공작원 고니시 두고 “신체 특징 크게 차이 나” vs “북한 TV방송 화면 통해 확인”
하지만 이에 대해 이씨는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외 동포라며 찾아온 사람을 만난 적이 있지만 (나는) 그 사람을 공안기관 프락치로 의심했다”면서 “고니시라는 이름은 구속 영장에서 처음 봤고 내가 만난 사람의 신체 특징이 (검찰 주장과) 크게 차이가 난다”고 반박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해 6월 페루에 거주 중인 한국인과 현지인 등 5명을 상대로 주(駐)페루 한국대사관에서 ‘영상 증인 신문’을 하겠다고 재판부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고니시가 페루에 있던 당시의 통역사, 이웃 주민 등으로 전해진다.
이에 재판부는 최근 “미국이나 싱가포르 등 선례를 검토한 결과”라면서 주페루 한국대사관에서 영상 신문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7월 10일로 예정된 영상 신문은 양국의 시차(14시간)를 감안해 국내 시간으로 오전 9시 30분(페루 오후 7시 30분)에 시작된다.
하지만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국내 법정에서 페루에 있는 증인을 영상 신문한 전례가 없어, 재판부는 페루 정부에 사법 공조 요청서를 보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증인 중에 페루 국민이 포함돼 있다는 등의 이유로 페루 정부가 불허하면 신문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씨는 앞서 영상 신문 장소에 대해 “국정원 직원이 파견된 대사관으로 제한한다면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비판했으나 재판부가 고심 끝에 선례를 검토해 대사관에서 영상 신문을 진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