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한국 경제 위기' 공식 깨지나…환율 급등에도 국내 증시 '굳건'

'고환율=한국 경제 위기' 공식 깨지나…환율 급등에도 국내 증시 '굳건'

  • 기자명 안은혜 기자
  • 입력 2025.10.15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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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호실적이 상쇄해줘
강달러 긍정적 효과 부각…외국인 매수세 지속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3,602.38로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3,602.38로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미중 무역전쟁 우려 재확대로 환율이 급등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크게 흔들림 없는 양상이다. 고환율은 한국 경제 위기를 가져온다는 공식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날(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5.2원 오른 1431.0원에 마감했다. 5개월 반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13일도 오후 한때 1430원을 넘어섰지만 외환당국이 약 1년 반 만에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1420원대 후반으로 밀렸다. 

이번 환율 상승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고조되며 긴장감이 확산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날 오후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에 대해 제재를 예고한 소식이 전해졌다.

중국 측은 이들 기업이 미국의 301조 조사에 협조하며 자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301조 조사는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벌이는 해운, 물류, 조선업 관련 무역 조사다.

다만 환율 급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예전같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과거에는 환율이 급등할 때마다 코스피가 급락하고 한국 경제 위기론이 부각됐다. 

지난 4월 초 미중 무역 갈등 격화 당시 원·달러 환율이 1487원까지 상승하자, 코스피가 장중 2284.72까지 밀렸었다. 지난달 26일에도 원·달러 환율이 1410원을 넘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5700억 원 이상을 팔아치웠고, 코스피는 2.45% 하락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한국 금융시장에서 환율과 주가의 동반 랠리 확률은 20% 가량으로, 나머지는 정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0일 원·달러 환율이 1420원을 넘어 5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을 때 코스피 시장에서는 1조600억 원 이상 '사자' 흐름으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도 1430원이 넘는 환율에도 코스피는 장 초반 3646.77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의 부정적 영향을 시총 1·2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시장 기대를 크게 웃도는 3분기 잠정실적(영업익 12조1000억 원)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기대된다.

실적이 개선되면 순매수세 가능성이 커진다. 향후 환율이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도 외국인 투자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4885억 원을 순매수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가 미치는 부정적 요인을 긍정적 요인이 상쇄하고 있다"며 "원화 약세가 4월 이후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의 한국 자산 순매수가 이어졌고 올해 원화 약세는 달러가치 변동이나 한국 경제 펀더멘털 보다는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고 밝혔다. 

주식 시장은 글로벌 경기와 유동성, 기업 실적 개선 등에 영향을 받으며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9~30일 경상북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가 환율 변동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중국과의 관세 협상이 완료되기까지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과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관세 협상 합의점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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