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반(反)환경‧반려동물 포트폴리오까지?…우후죽순 쏟아지는 ETF에 내실 ‘물음표’

AI부터 반(反)환경‧반려동물 포트폴리오까지?…우후죽순 쏟아지는 ETF에 내실 ‘물음표’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5.08.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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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상장지수펀드(ETF) 열풍이 거세지면서 신규 ETF 출시도 물밀 듯이 쏟아지고 있다. ETF는 저렴한 비용과 분산투자의 장점을 내세우며 금융시장에서 상품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상장주식 종목 수 또한 넘어섰다. 28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시장의 ETF 숫자가 사상 처음으로 상장 주식 종목 수를 넘어섰다. 최근 블룸버그가 모닝스타 집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된 ETF는 4300개를 넘어섰다. 이는 상장 주식 종목 수(약 4200개)를 넘어선 것으로, ETF 숫자가 상장 주식 수를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올해 미국에선 ETF 출시가 급히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469개가 새로 상장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50% 증가한 수준이자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하면 무려 140%나 늘어난 것이다.

글로벌 ETF 리서치기관 ETF GI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 기준 전 세계 ETF 순자산 규모는 약 12조6천억달러로, 당시 원/달러 환율을 적용하면 1경7천380조원에 달한다. 종목 수로는 1만728개다.

다만, 자산운용사 간 경쟁 격화로 과도한 테마형 ETF 난립과 인기 상품 베끼기, 수수료 인하 등이 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 또한 ETF 시장이 지난해 최근 국내 총자산 150조원을 넘어서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 외형에 비해 내실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순자산 규모에 비해 종목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그만큼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상품이 많다는 의미다. 운용업계에서는 유사한 상품이 특정 시점에 우후죽순으로 출시되는 관행에서 이 같은 결과가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엔 2차전지 급등세에 따른 2차전지 ETF가 시장을 휩쓸었고, 하반기에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양도성예금증서(CD)수익률 등 단기 금리를 추종하는 파킹형 상품이 유행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상품의 인기가 뜨겁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나홀로 질주’ 양상을 보이면서 우수한 성과를 내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운용사도 라인업을 확충하는 모양새다.

비슷한 섹터, 테마를 추종하는 ETF가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운용업계가 상품 자체의 경쟁력보다 마케팅과 수수료 인하 등 ‘출혈경쟁’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사정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자산관리회사 본파이드웰스의 더글라스 본파스 대표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좋지만, 어느 순간 부담으로 바뀐다”며 “지나친 선택 옵션은 투자자들의 역량을 강화시키기보다 오히려 마비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ETF는 인공지능(AI), 반려동물, 대마초, 친(親)·반(反)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포트폴리오까지 다 있다”며 “장기 투자를 위한 건지, 아니면 흥미 위주의 선택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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