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맞춰 재계 총수 일제히 '방미'… 대미 투자 행보 주목

한미 정상회담 맞춰 재계 총수 일제히 '방미'… 대미 투자 행보 주목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8.2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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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LG·현대차 등 주요 그룹 총수 대거 출국
반도체·배터리·자동차·조선 등 전략 산업 중심 협력 확대 전망
경제사절단 규모 축소, 실질 성과에 초점 맞춰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대통령실]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대통령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한미 정상 회담에 맞춰 일제히 미국행에 나섰다.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조선, 항공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어떤 신규 투자와 협력 방안이 제시될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사절단은 규모보다 실질적 성과를 내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전날 오후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출국했다. 이 회장은 출국 현장에서 각오를 묻는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방미에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 부문 사장, 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대외협력실장 사장이 동행했다. 

같은 날 오후 12시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출국했다. 최 회장은 취재진 질문에 "열심히 하겠다"는 짧은 답변을 남겼다. 이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12시 10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2시 30분ㅉ쯤 차례로 미국행에 올랐다. 해외 출장 중이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지에서 경제사절단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국내 4대 그룹을 포함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참여한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을 겸하고 있으며,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도 함께한다. 다만 규모는 과거보다 줄었다는 평가다. 2023년 4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첫 미국 국빈 방문 당시에는 120개가 넘는 기업이 동행했으나, 이번에는 일정이 짧은 만큼 실질적 투자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 위주로 구성된 것이다. 

관심은 각 기업의 신규 투자 계획에 모인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테일러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추가 투자 계획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테일러 공장 투자는 기존 설비투자 계획에서 집행될 것"이라며 "내년 설비 투자는 올해 대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분야에선 미국 정부의 품목 관세 부과가 변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관세 면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미 투자 압박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 분야에선 정의선 회장이 지난 3월 재계 총수 중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신규 제철소 건설 등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 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배터리 분야도 미국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SK온은 미국에서 SK배터리아메리카(SKBA) 단독 공장 두 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 오하이오주, 테네시주에 북미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각 사는 현지 수요 확대에 대응해 생산 능력 확충을 이어갈 전망이다.

가장 눈길이 쏠리는 건 조선·방산 분야다. 조선·방산은 한미 핵심 협력 과제로 꼽히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의 최전선에 있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지난해 한화그룹의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주도했다.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수주하며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절단 규모 축소에도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한 협력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각 그룹이 내놓을 구체적인 투자 계획이 앞으로 한미 경제 협력의 방향성을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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