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 기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며 10년 만의 최고치를 돌파했다. 다른 중국 주가지수도 강세다. 증권가에서는 초저금리로 인해 위험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04% 오른 3766.21로 장을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8일 2015년 8월1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이날 또다시 이를 경신했다.
선전 성분지수는 전장 대비 0.89% 상승한 1만1926.74로,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차이넥스트는 전장 대비 0.23% 오른 2607.65로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 등은 "최근 미·중 간 무역 전쟁 휴전이 추가로 연장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며 "올해 들어 딥시크의 성공으로 중국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기대가 고조됐고,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2일 보고서를 통해 "머니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이 단기 반등을 넘어 구조적 강세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중국 매체 남방도시보는 "A주(중국 기업이 중국 본토에서 위안화로 발행한 보통주) 시가총액 합계가 지난 18일 처음으로 100조 위안(약 1경9000조 원)을 넘겼다"고 보도했다.
상승세의 주체는 개인 투자자다. 지난달 중국 A주 신규 계좌 개설 수는 196만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5% 급증했다. 최근 7거래일 동안 A주 거래 대금은 모두 2조위안(약 389조 원)을 넘어 '역대급'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 초저금리를 지목했다. 머니마켓펀드(MMF) 수익률이 1.1%에 그치고, 예금 금리는 0.95%까지 떨어지며 사상 처음0%대에 진입해 안전 자산의 매력이 떨어지자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머니 무브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것"이라며 "7월 말 기준 가계 예금은 160조9000억위안(약 3경 원)으로, 정상 추세선인 107조위안(약 2경 원)을 크게 웃돈다. 현재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100조위안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자금 유입 여력은 막대하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에 쌓인 초과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한다면 중국 증시는 단기 반등을 넘어 구조적 강세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 투자자를 포함한 해외 자금도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7월 말 기준 한국 투자자의 중국 주식 누적 거래액은 55억 달러(약 7조 7000억 원)에 달해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섰다.
한편, 최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실각설이 들리는 가운데, 지정학적 긴장 완화 속에 중국 주식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 산하 사단법인 '중국자본시장연구회' 2대 이사장 및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마케팅부문장은 22일 공개된 유튜브 ‘조선일보 머니’의 ‘머니머니’에 출연해 "시진핑의 권력은 더욱 견고해졌을 것"이라며 "2020년 초반 시진핑이 곤경에 처했었지만, 중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해 멈춰야 했다. 이는 결국 트럼프의 연임 실패, 시진핑의 권력 연장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2기 정권은 중국과 극단으로 가는 관계를 맺지 않을 것"이라며 "관세 문제 역시 일본 등 동맹국에는 강하게 나가면서 중국과는 계속 유예하는 것이 미·중이 큰 틀에서 판을 새로 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문장은 이런 지정학적 긴장 완화 속에 중국 주식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