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7개 국가에 상호관세 서한을 발송하자 뉴욕 증시는 3대 주요 지수 모두 하락했다. 글로벌 무역 긴장이 재고조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22.17포인트(0.94%) 떨어진 4만4406.36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9.37포인트(-0.79%) 내린 6229.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8.59포인트(-0.92%) 내린 20412.52에 각각 마감했다.
이날 서한 공개로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종목코드 EWY)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장 대비 3.62%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도요타자동차와 혼다자동차 주식은 각각 4.02%, 3.86% 하락했다.
이날 테슬라의 주가 하락도 증시 전체에 부담을 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발표한 후 첫 거래일인 이날 테슬라의 주가는 6.79% 급락했다.
이 밖에 엔비디아가 0.69% 하락하고 애플이 1.69% 떨어지는 등 미국 증시의 상승을 주도했던 주요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 마감했다.
트럼프가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 국가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국가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와 유틸리티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임의소비재와 소재는 1% 이상 떨어졌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아마존만 강보합이었을 뿐 나머지 기업은 모두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과 일본에 25% 상호관세율을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공개, 말레이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미얀마, 라오스 카자흐스탄에도 관세 서한을 보냈다.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각각 25%, 30%로 최초 발표와 동일했고 미얀마(44→40%), 라오스(48→40%), 카자흐스탄(27→25%) 등은 하향 조정됐다. 일본과 말레이시아는 모두 24%에서 1%포인트 올라 25%로 통보됐다.
부과 시점은 오는 8월1일부터다.
투자자들은 관세 정책이 다시 시장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는 상황을 우려했다. 미국대외무역위원회(NFTC)의 제이크 콜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적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단기적 성과를 내고 있지만, 터무니없는 관세율을 계속 위협하는 것은 기업의 의사 결정을 마비시키고 동맹국과 주요 무역 상대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뿐"이라고 우려했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찰리 리플리는 "현재 시장은 두 가지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며 "하나는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금리 상승 가능성, 또 다른 하나는 관세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관세 서한 발송에 미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1.1bp(1bp=0.01%포인트) 오른 3.903%거래됐다. 장기 물일수록 금리가 더 많이 올라 10년 물 금리(4.384%)는 3.3bp 상승했으며 30년 물 수익률(4.916%)은 5.1bp 올랐다.
경기 둔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서한에서 상호관세는 품목별 관세와 별도로 적용된다는 점이 명시되어 결국 관세율이 상당 수준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품목관세와 상호관세가 현실화될 수록 경제 부담은 커지게 된다.
한편, 관세 압박 여파로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기업들의 주식도 타격을 입었다. SK텔레콤의 주가는 7% 이상 떨어졌고 LG디스플레이도 6% 넘게 하락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