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부 기강 잡기 '칼' 뺐다… 울산공장 직원 300명 징계 '초강수'

현대차, 내부 기강 잡기 '칼' 뺐다… 울산공장 직원 300명 징계 '초강수'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6.2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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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근무 허위 입력, '두발뛰기' 등 근무 태만 적발
취준생들 "자동화 가속화될 것" 우려… 장기 채용 전망 불투명

현대차 울산공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차 울산공장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직원 390여 명을 대상으로 전례 없는 대규모 징계라는 '칼'을 빼들며 흐트러진 내부 기강 잡기에 나섰다. 단일 사안으로 300명이 넘는 직원이 동시에 징계를 받은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회사가 근무 태만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징계는 의장2부 등 8개 부서 약 380명이 평일 근무나 비생산 특근 중 연장근무 시간을 허위로 입력하고 실제로는 조기 퇴근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이뤄졌다. 회사는 현장 인원에게는 감봉, 현장 관리자에게는 정직 또는 감봉 처분을 내렸다. 보직 과장과 부서장은 감봉, 실장급 이상은 견책 조치를 받았다.

특히 도장2부에서는 14명이 '두발뛰기' 행위로 추가 징계를 받았다. 두발뛰기는 한 명이 두 사람 몫의 작업을 처리하는 동안 다른 직원이 휴식을 취하는 비공식 교대 근무 형태로, 생산 현장에 만연한 편법 근무 관행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대차의 대규모 징계는 처음이 아니다. 2020년에도 신차를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조기 퇴근한 울산공장 직원 300여 명이 징계를 받은 바 있으며, 2024년 4월에는 주말 특근 중 무단 이탈한 직원 10여 명이 적발됐다. 반복되는 근무 기강 해이 문제가 회사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자 강도 높은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규모 징계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앞둔 시점에서 나와 더 주목된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8일 사측과 상견례를 갖고, 25일 2차 교섭을 진행하며 핵심 요구안으로 정년을 현행 만 60세에서 국민연금 수령 시점과 연계해 최장 64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주 4.5일제 도입, 상여금 90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징계 발표 후 현대차 노조는 "별도의 입장이 없다"며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근무 태만으로 대규모 징계를 받은 상황에서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징계 소식은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관련 유튜브 영상은 총 조회 수 240만회를 넘겼고, 댓글이 약 9000개 달렸다. 정년 보장과 높은 초봉으로 '킹산직'이라 불리는 현대차 생산직 채용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분노와 허탈감을 표출했다. 

한 취업 준비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이 든 직원들이 이런 식으로 근무하니 회사가 자동화율을 높이는 것"이라며 "결국 우리 세대 채용 기회만 줄어든다"고 토로했다. 현대차는 올해 하반기 생산직 800명, 내년 300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전기차 전환과 자동화 추세를 고려할 때 장기적 채용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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