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미국과 중국이 영국 런던에서 이틀간 진행한 2차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했다.
중국이 자동차 및 방위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늘리면, 미국은 대중 기술 수출통제를 완화한다는 내용에 양국이 합의한 것이다.
이번 2차 런던 협상에는 미국 측에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측에서는 ‘경제 실세’로 꼽히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를 비롯해 왕원타오 상무부장(장관),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장관급) 겸 부부장이 참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및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트닉 상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진행한 후 취재진에게 “중국과 스위스 제네바 1차 합의와 양국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이행할 프레임워크(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트닉 장관은 “이번 프레임워크는 제네바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한 것으로, 중국의 핵심 광물·희토류 수출 통제 및 최근 도입된 (중국에 대한)미국의 수출 제한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리청강 부부장도 “미중 양국 대표단이 이틀간 회담 끝에 지난 5일 양국 정상 간의 전화 통화와 제네바 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를 위한 프레임워크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리 부부장은 “양국은 전문적이고 이성적이며 심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며 “이번 진전이 양국 간 신뢰 증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세계 경제 발전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양국은 1차 제네바 합의 때와 마찬가지로 합의문을 발표하지 않는 등 2차 런던 합의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미‧중은 지난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향후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90일 동안 상호 간 관세를 115% 포인트씩 대폭 낮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이 지난 4월 2일 발표한 상호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시행한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 통제 등의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후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출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는 불만을 제기했고, 중국은 미국이 반도체 등 핵심 기술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인 미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으로 반박하는 등 미‧중은 서로 상대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양국의 추가 무역 협상은 교착 상태로 접어들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통화함에 따라 런던에서의 2차 협상이 성사됐다.
미‧중 양국은 이틀 동안 20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늘리면, 미국은 반도체 등 기술 수출 통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합의를 도출했다.
이 때문에 전임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제재했던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한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늘리면,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판매 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
이번 런던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승인하면 즉각 시행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