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는 ‘통합’에 애쓰는데, ‘분열’ 조장하는 한동훈…대선 패배 유도해 당권 노리나?

김문수는 ‘통합’에 애쓰는데, ‘분열’ 조장하는 한동훈…대선 패배 유도해 당권 노리나?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5.05.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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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4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국회 본청 앞에서 탄핵 찬성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던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에게 다가가 자기 목에 두르고 있던 빨간색 목도리를 풀어 김 의원에게 둘러주고 있다.
2024년 12월 14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국회 본청 앞에서 탄핵 찬성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던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에게 다가가 자기 목에 두르고 있던 빨간색 목도리를 풀어 김 의원에게 둘러주고 있다.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후보 교체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당원들의 힘으로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를 써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당 안팎에서 사퇴 요구가 빗발쳤던 권성동 원내대표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김문수 후보는 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설전을 벌였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는 “제가 사부님으로 모시겠다”며,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안하기도 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 과정을 거치며 분열된 당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해, 무엇보다 6‧3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그간 본인과 반대편에 서 있던 인사들을 끌어안은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김문수 후보와 경쟁을 벌였던 한동훈 전 대표는 당내 ‘분열’을 조장하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계엄과 탄핵 반대에 대한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 및 출당 조치 ▶경선 과정에서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당선된 데 대한 사과 등을 촉구하며, “그러지 않으면 이번 선거는 불법 계엄 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위해 대리전을 해주는 것밖에 안 되고, 이재명 세상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주장대로 김문수 후보가 3가지 조치를 취하면, 이재명 후보의 집권을 막을 수 있나?

한동훈 전 대표의 제안이 실제 이재명 후보의 집권을 막을 수 있는 것이라면, 후보 교체라는 당 지도부의 독단적 선택을 막아낸 당원들은 왜 경선에서 한 전 대표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이번 조기 대선이 열리는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장본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겠지만, 윤 전 대통령의 도움으로 법무부 장관도 하고 정치권 입문도 할 수 있었던 한 전 대표, 그리고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이 이른바 ‘이재명 세력’이 주도한 탄핵 추진에 동조하지 않았다면 조기 대선은 없을 지도 모른다.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는 당원들은 경선 과정에서 한동훈 전 대표에게 많은 표를 주지 않았다.

실제 김문수 후보는 당내 최종 경선 득표율은 56.53%였다. 한동훈 전 대표는 43.47%를 기록했다. 승부를 가른 건 당원투표였다. 김 후보는 당원투표에서 61.25%(24만 6519표)를 얻어 한 전 대표(38.75%, 15만 5961표)를 20%포인트 이상 크게 앞섰다.

김문수 후보가 최종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선 과정에서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약속이 주효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 후보의 경선 승리 요인을 단일화가 전부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 싶다.

김문수 후보의 단일화 약속이 한동훈 전 대표를 누른 결정적 이유였다면, 당원들은 단일화 약속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은 책임을 물었을 것이다. 즉, 후보 교체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찬성 응답율이 더 높게 집계됐을 것이란 얘기다.

한동훈 전 대표는 당 지도부가 후보 교체 절차를 진행했던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지금 친윤들은 보수를 망치고 이재명에게 정권을 헌납하고 있다”고 적었다.

다만, 당원들에 의해 당 지도부의 후보 교체는 무산됐다.

당원들의 선택에 김문수 후보가 당 공식 대선후보로 등록하고, 공식 선대위가 가동한 작금의 상황에,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한동훈 전 대표가 ‘사과’ 운운하며 당을 또 분열로 몰아가는 것이야말로 ‘지금 친한들이 보수를 망치고 이재명에게 정권을 헌납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되나?

보수우파 진영 안팎에서는 선대위 참여도 거부하고 있는 한동훈 전 대표가 ‘사과’ 운운하며 당을 분열로 몰고 가는 것은 결국, 당 분열을 통해 대선 패배를 유도한 뒤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노림수가 아니냐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당권 노림수가 사실이 아니라면, 선대위에는 참여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당 통합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 한동훈 전 대표가 거론한대로 ‘이재명 세상’을 막기 위해서라도 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는 게 당과 대선에 도움이 되지 싶다.

입을 다물지 못할 것이라면, 총구라도 바깥으로 향해야지 싶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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