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재인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부가 정해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5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건을 형사합의21부(이현복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이현복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판사, 법원행정처 홍보심의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여주지원장 등을 지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시절 전속연구관을 맡기도 했다.
앞서 전주지방검찰청은 지난 24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8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딸 다혜 씨, 옛 사위 서모 씨와 공모해 타이이스타젯 창업주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급여 명목과 주거비 명목으로 2억17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과거 게임 회사에서 일했던 서 씨가 항공업계 실무 경험이 없는데도 타이이스타젯에 임원으로 입사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고, 2018년 3월 이상직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자리에 오른 이후 중진공 이사장 자리와 서 씨의 항공사 채용 과정 사이에 대가성이 의심된다는 입장이다.
실제 검찰 수사 결과 당시 타이이스타젯은 임직원의 채용 계획이나 필요는 없었다. 그럼에도 이상직 전 의원의 지시에 따라 항공업 관련 경력과 능력을 전혀 갖추지 못한 서 씨를 상무 직급으로 특혜 채용하는 등 태국 이주 과정을 전폭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대통령 친인척 관리·감찰을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이 서 씨의 타이이스타젯 채용 과정 및 태국 이주 과정 전반에 관여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 검찰은 다혜 씨와 서 씨가 단순히 정해진 뇌물을 받는 수동적인 지위에 그치지 않고 이 전 의원으로부터 받을 경제적 이익의 내용과 규모 결정에 능동적으로 관여하는 등 뇌물의 단순 수혜자를 넘어 범행의 전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봤다.
검찰의 기소에, 문 전 대통령은 “이번 기소를 터무니없고 황당한 기소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고 주장했고, 민주당도 입장문을 내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계산”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선 “사과가 먼저”라는 반박이 나온다.
주진우 의원은 지난 25일자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재직 시절, 사위가 이상직 전 의원의 태국 자회사에 특혜 채용되어 빨대 꽂고 2억 1,700만 원을 받았다. 문 전 대통령은 기소가 황당하다며 적반하장 화를 냈고, 이재명 후보는 정치 보복이라며 감싸기 바쁘다”면서 “초록은 동색이다. 범죄자들은 다 검찰 탓한다”고 지적했다.
주진우 의원은 “문 대통령 재직 당시 밝혀졌다면 탄핵 사유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과 차이가 없다”며 “뭐 이리 국민 앞에 당당하고 뻔뻔한가? 복잡하게 법리 따지기 전에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두 가지 질문에 답을 못한다. 첫째, 사위가 이상직 전 의원 회사에 특혜 취업한 것 몰랐나? 적자 회사가 일부러 뽑았고, 대표보다 2배 넘는 월급 줬고, 회사에 출근 잘 안 하고, 청와대 공무원이 태국 체류 도왔다”면서 “문 전 대통령 부부는 매달 ‘딸·사위 생활비’를 대다가 이상직 덕분에 부담을 덜었다. 이상직은 중진공 이사장을 시켜줬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둘째, 김정숙 여사가 지인에게 부탁해 딸에게 무통장 입금한 현금 5,000만 원의 자금 출처는 어디인가? 요새 현금 그렇게 쓰는 사람 없다. 현금을 공직자재산으로 신고하지 않았다”면서 “특수활동비 유용이 아니면 어디서 돈 나올 때가 없다. 그 많은 옷값도 현금으로 써 오기는 매한가지”라고 직격했다.
주 의원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사실을 털어놓고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며 “
이재명 후보도 국민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 문 전 대통령의 뇌물성 채용 비리도 감싸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입시 비리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경기도 법카 유용에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뻑 하면 국무위원들에게 사과하라며 윽박지르는 민주당은 자신들만 성역인가?”라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된 뇌물죄 법리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목을 잡았다. 인과응보의 세상 순리가 참 경이롭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