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심규진 스페인 IE대 교수가 19일 자신의 SNS에 "한동훈의 팬미팅 강연은 실질이 결여된 정치인의 공허한 쇼"라고 비판했다.
심 교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하고 있는 팬미팅 강연에 대해 "그런 식의 호객 행위로 뜨내기 손님들은 모을 수 있겠지"라며 "팬들도 던져주는 떡밥을 물며 환호하겠지만 그는 정작 한동훈이 반드시 답해야 할 진짜 중요한 질문들에는 고개를 돌리고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 시절, 대통령에게 어떤 쓴소리를 한 적이 있나? 장관 시절에는 좌파를 향해 강하게 비판하더니, 왜 비대위원장이 된 이후에는 김경율 등의 망언은 방치하고 오히려 윤 대통령과의 갈등에만 집중하나"라며 "지지율이 높아지고 팬덤이 형성되 윤 대통령을 필요 없는 존재, 곧 퇴장할 권력으로 가볍게 본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에게 온 문자를 읽씹한 이유도 그래서인가? 검찰에 있을 때는 왜 그리 다정히 문자 주고받았나"라며 "검사는 공직자가 아닌가. 당게 게시판은 가족이 연루된 게 맞는건지 아닌지? 대통령 욕한 게 문제 아니라면서 왜 가족이 썼는지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느냐"라며 반문했다.
그는 "대통령이 내란 자백을 했다고 주장한 근거는 무엇인가? 그날 밤 홍장원 측으로부터 어떤 첩보를 받았나? 대통령과 대화조차 나누지 않고, 그런 출처 불명 첩보만 믿고 '내란 자백'이라는 극언을 한 이유는 뭔가? 더불어민주당 탄핵안에서 내란죄 항목이 빠진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탄핵 찬성표를 던진 12명의 의원이 나온 책임, 정말 본인에게는 없다고 생각하나? 김상욱의 '죽을 때까지 단식' 발언에 대해 어떻게 보나? 탄핵이 기각되거나 각하된다면, 김상욱에게 진짜로 단식하라고 권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을 나열했다.
또한 "홍장원과 곽종근의 진술이 오염된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헌법재판소가 현재 제대로 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보나? 김상욱 같은 인물을 공천한 것에 분노와 수치를 느끼는 보수 우파 시민들에게 뭐라고 설명할건가?"라는 질문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상처받은 보수 우파 국민들이 (한동훈) 당신을 '신의 없고 참을성 없는 이기주의자'라고 비난한다"며 "당신에게 윤 대통령만큼 보수 우파를 하나로 모을 리더십이 있다고 생각하나. 보수 우파 대상 설문조사에서 '이재명보다 더 미운 정치인'으로 꼽힌다는 결과가 나오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어 "보수 우파의 눈높이는 지금 당신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 행보와 팬미팅을 강행하는 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라며 "고교 후배 박세현이 계엄수사본부를 꾸린 배후 세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나. 공소장 내용을 흘리며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가 맞다'는 식으로 발언했는데, 헌재에서는 해당 인물들이 모두 부인했다. 공소장 내용을 어떻게 알게 됐나"라고 말했다.
또한 "계엄수사본부가 당신을 비판하거나 조롱한 우파 유튜버들을 '내란선동'으로 엮어 처벌할거라는 괴소문이 도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뭔가. 보수 우파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는데, 무엇을 왜 사과하는 건가. 윤 대통령 출당 시도에 대한 사과인가"라며 "대통령이 '내가 당신을 체포하려 한 적 없다'고 밝혔는데, 왜 대통령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첩보를 더 신뢰했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왜 계엄을 하려 했다고 보나. 두 시간짜리 비상계엄이 국헌 문란인가 아니면 이재명 세력의 독재 시도, 삼권 분립 파괴, 예산 폭거와 줄 탄핵이 국헌 문란인가"라며 "이토록 중요한 질문에는 침묵하며, 아스팔트 위 추위에 떨며 목숨 걸고 투쟁하는 자유 우파 시민들이 있는데, 본인은 청바지 핏을 과시하고, 종편 앵커를 마치 팬미팅 사회자처럼 옆에 끼고 앉아 덕질 취향을 자랑하며 '나 이것까지 알아요' 식의 과시를 이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심 교수는 "이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인가, 아니면 공감 능력 제로의 철면피인가"라며 "참 좋겠다.
언론계 곳곳에 든든한 인맥도 있고, '윤한 같이 가자'라는 뻔뻔함도 있고, 한시도 쉬지 않고 나와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부지런함도 있으니 말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정작 국가의 기강과 체제 위기를 걱정하는 국민들에게는 분노만 쌓여가고 있다. 만일 윤 대통령의 복귀가 좌초될 경우 이미 거리에서, 온라인에서 단련되고 무장된 애국 시민들이 팬클럽 부대를 앞세운 정치인에게 어떤 식으로 분노를 표출할지 그 한 줌 팬클럽과 팬심으로 가득한 언론인들이 지켜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당신들도 아마 탄핵이 기각되기를 간절히 바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