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손세희 기자] 세계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가 대규모 해킹 공격을 당하면서 약 15억 달러(약 2조1577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뱅크런)가 발생하며 약 40억 달러(약 5조 7540억원)가 빠져나갔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23일(현지시간) “바이비트에서 해킹 사건 발생 후 현재까지 약 40억 달러 규모의 뱅크런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비트의 총 손실 규모는 55억 달러(약 7조 91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비트는 지난 21일 공식적으로 해킹 피해를 인정하며, 해커들이 이더리움 지갑을 탈취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해킹 사건은 2014년 마운트곡스(4억 7000만 달러), 2021년 폴리 네트워크(6억 1100만 달러) 사건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해킹으로 기록됐다.
바이비트는 두바이에 본사를 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로, 일일 평균 거래량이 36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한때 세계 2위 거래소로 자리 잡았다. 해킹 이전 바이비트는 약 162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번 손실에도 여전히 10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유지 중이다.
한편, 바이비트는 탈취된 이더리움을 보전하기 위해 대량 매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 가격은 반등했지만, 다른 암호화폐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보안업체 일립틱은 이번 해킹이 북한의 해킹 조직 라자루스 그룹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라자루스 그룹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대형 해킹을 감행한 전력이 있다. 2017년에는 한국 내 4개 암호화폐 거래소를 공격해 약 2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탈취한 바 있다.
해킹 소식이 전해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4일 오전 6시(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79% 하락한 9만 578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3위 리플 역시 0.86% 하락한 2.55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1.12% 상승한 2799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7% 이상 급락했던 이더리움은 바이비트의 대량 매집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에 성공했다고 코인데스크는 보도했다.
더퍼블릭 / 손세희 기자 sonsh82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