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개발한 양자컴퓨터 [사진=구글]](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412/245295_243021_1949.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국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IONQ)를 향한 서학개미들의 관심이 심상치 않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3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은 아이온큐 주식을 25억4508만 달러, 약 3조 6919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아이온큐 전체 시가 총액 31.15%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다.
서학개미가 아이온큐에 열광하는 건 '양자컴퓨터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양자역학 원리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와 비교할 수 없는 연산 능력을 자랑한다. 구글은 얼마 전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로 10의 24제곱년이 소요되는 문제를 자사의 양자컴퓨터로 단 5분 만에 해결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이온큐는 최근 양자컴퓨터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다. 2015년 설립된 아이온큐는 2021년 양자컴퓨팅 기업 최초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이온 트랩' 방식의 양자컴퓨터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이온 트랩은 이온을 진공 체임버에 가둬 레이저로 조작해 큐비트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오류가 적은 큐비트를 구현할 수 있다.
아이온큐의 경쟁력은 기술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이온큐는 최근 미국 공군연구소(AFRL)와 545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매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올해 양자컴퓨팅 업계 최대 규모 계약이다. 118개의 관련 특허를 보유한 양자 네트워크 기술 기업 '큐비텍'을 인수, 기술 포트폴리오도 강화했다. 아이온큐는 이번 인수로 양자컴퓨터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기술까지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제공업체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연초 10달러 선을 횡보하던 아이온큐 주가는 10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19일 37.7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1년 만에 180% 이상 폭등한 수치다. 최근에는 52주 신고가를 연일 경신하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이온큐가 수년째 '적자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다. 2021년 상장 이후 현재까지 단 한 해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적자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21년 1억619만 달러였던 순손실은 2022년 1억5777만 달러로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적자가 1억9900만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급등한 주가도 부담이다. 아이온큐의 주가 순자산비율(PBR)은 16.75배로, S&P500 평균을 크게 웃돈다. 아이온큐 주가가 이미 미래 성장성을 상당히 반영해 고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미국 투자은행 니드햄은 아이온큐의 목표 주가를 현재 주가보다 현저히 낮은 18달러로 제시했으며 크레이그 할럼도 22달러를 목표 주가로 제시하며 신중한 투자 접근을 권고하고 있다.
기술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양자컴퓨터는 극저온 환경 유지가 필수적이고 큐비트 제어의 어려움, 오류 발생 가능성 등 기술적 난제가 쌓여있다. 실제 양자컴퓨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초저온 냉각 시스템은 대당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