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면서, 우리나라는 3대 변수인 환율·금리·물가 상승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정책 자체가 관세 인상과 이민자 추방 등인데 이 공약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인건비와 물가가 높아지게 된다. 물가가 높아지게 되면, 지난 수년간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한 통화긴축 기조가 재수정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도 분석된다.
그간의 통화 긴축의 결과로 물가는 안정되고, 이에 따라 불과 한두 달 전 연준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지만 다시 물가가 인상되면, 기준금리 인하 등의 속도가 늦춰지거나 중단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연준 입장에서는 인건비와 물가가 높아지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은 이를 이미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의 감세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를 끌어 올리면서 벤치마크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다.
11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의 수입 관세 인상 계획에 따라 미국 중심의 소규모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소형주 러셀 2000 지수는 8% 상승했다. S&P 500 은행 지수는 공화당의 규제 완화 노력에 따라 대출 기관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약 7% 뛰었다.
이에 한국은행 또한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재 미국 대선 개표가 시작된 6일 원/달러 환율은 1,404원까지 뛰며 약 7개월 만에 다시 1,400원대를 밟았고, 7일에도 뚜렷하게 떨어지지 않고 1,400원 안팎에서 오르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당선 전망과 함께 지난달 이후 계속 오르는 추세다.
이처럼 환율이 불안한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추가로 낮아지면 달러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상으로 훌쩍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 최근엔 1,400원대가 뉴노멀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 총재도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 방향 결정 과정에서 환율 수준이 다시 고려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이 커지면 커질수록 외국인의 자금 이탈 가능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 및 보험 업권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기준금리 하락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면서 은행, 보험업종이 ‘호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시기이기는 하지만 가계대출 문제로 대출금리는 높이는 반면 예적금 금리는 낮추면서 예대마진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채권 투자 비중이 큰 보험사들의 경우 채권 금리 상승으로 경영 환경이 개선될 거란 평가다.
11일 데일리안 보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주로 채권 투자 비중이 크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부채 규모가 크게 늘어난다.
이와 관련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자본확충을 해야 된다”면서 “트럼프의 당선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린 만큼 당분간은 경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높아진 원·달러 환율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미국 채권의 투자 비중이 크다”면서 “금리 상승으로 채권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겠지만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 환 헤지 비용 부담이 커져 실제 수익률은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