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최얼 기자]내달 5일 열리는 미국의 대선의 열기가 한창인 가운데,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해리스와 트럼프의 지지율이 여전히 접전양상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3일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에선 ‘오늘 대선이 치러진다면’ 47%가 트럼프, 45%가 해리스에게 투표한다고 밝혀 트럼프가 다소 앞섰지만 오차 범위 내였다.
전국 단위 지지율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판단되는 경합주 판세는 해리스와 트럼프는 경합주에서 1~2%포인트 차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미 대선은 주별로 분포된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최소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하면 당선되는데, 올해는 경합주 일곱 곳에 걸린 선거인단 93명을 더 많이 획득한 후보가 이기는 구도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6월 암살 시도에서 극적으로 살아나 지지율 상승을 이뤘다. 8월 초엔 공식 대선 후보로 갓 오른 해리스가 눈에 띄는 우세를 보이는 등 컨벤션 효과를 통해 잠시나마 판세를 뒤집기도 했다.
최근엔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약간 높다는 진단이 비교적 자주 나오고 있다. 선거 예측 전문가인 네이트 실버는 23일 뉴욕타임스에 “내 직관으로는 트럼프가 승리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가 운영하는 대선 예측 모델 ‘실버불레틴’은 트럼프의 당선 확률이 50.2%로, 해리스(49.5%)를 최근 추월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선 연구 권위자인 앨런 아브라모위츠 에머리대 교수는 “전반적으로 매우 접전”이라면서도 “해리스의 승리 확률을 50~60% 정도로 본다”고 했다.
현재 미 대선은 해리스가 뉴욕·캘리포니아 등 인구가 밀집한 도시가 많은 주를 중심으로 226명, 트럼프가 텍사스·플로리다 등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219명의 선거인단을 각각 안정적으로 확보했다고 분석된다.
해리스 입장에선 지금까지 트럼프에게 근소하게 앞섰던 이른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 지대)인 미시간(선거인단 15명)·위스콘신(10명)·펜실베이니아(19명)에서 모두 이기면 승리에 안착할 270석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만약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를 놓칠 경우 선벨트(일조량 많은 남부) 경합주 네 곳 가운데 두 곳 이상은 가져와야 이길 수 있다.
이 중 선거인단이 상대적으로 많은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각각 16명씩)는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어서 해리스의 승리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애리조나(11명)도 공화당이 대체로 우세인 지역이다.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6명)는 그나마 해볼 만하다고 평가받지만, 문제는 선거인단이 6명으로 경합주 중 가장 적다. 이에 “해리스가 펜실베이니아를 잃으면 대선을 잃을 것”이란 분석이 많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트럼프의 경우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면 선거인단 238명(공화당 우세 주 219명+펜실베이니아 19명)을 확보하게 돼 선벨트 네 곳(선거인단 총 49명) 중 한두 군데를 혹시 잃어도 승리를 굳힐 수 있게 된다.
2020년 대선 때 경합주 7곳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간 득표율 격차가 3%포인트 미만이었다. 올해는 그 격차가 더 좁혀지리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 22일 기준 NYT가 집계한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해리스와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 4곳에서 48%로 동률이라고 나타났다. 해리스는 위스콘신(49% 대 48%)에서 앞섰고, 트럼프는 애리조나(50% 대 48%)·조지아(49% 대 48%)에서 우세를 보이는 상황.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