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교관 출신 태영호가 말하는 韓-쿠바 수교의 중요성

北 외교관 출신 태영호가 말하는 韓-쿠바 수교의 중요성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4.02.1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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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쿠바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양국 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한국과 쿠바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양국 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우방국으로 꼽히는 쿠바와 전격적으로 외교관계를 수립(수교)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16일 “윤석열 정부가 공산국가들 중 북한의 마지막 지탱점이었던 쿠바와 수교를 맺었다는 소식을 전달받은 순간 북한 김정은은 눈앞이 아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이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태영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와 같이 말하며 “김정은은 집권 후 쿠바 대통령을 평양에 특별히 초청해 쿠바와의 관게에 특별히 품을 들여왔는데, 북한에서 연중 가장 큰 축제로 김정일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 직전에 쿠바한테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으니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 광경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태영호 의원은 “외교관 출신인 저는 이번 수교 과정에서 보였던 윤석열 정부의 고도의 외교술과 김정일의 생일을 앞두고 수교 소식을 터트린 그 절묘한 타이밍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싶다”면서 “세월이 흘러 이번 수교 협상과 관련된 내부 외교문서가 공개되면 더욱 명백해지겠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들만 하나로 엮어 봐도 이번 수교 과정은 하나의 첩보 작전 드라마를 방불케 한다. 정말 은밀하고 치밀했고 그리고 위대했다”고 평가했다.

태 의원은 이어 “윤석열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지난 2년 동안 쿠바와 지속적으로 물밑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하는데, 지금으로부터 2주 전인 지난 1월 31일 쿠바 측이 코로나 기간 비어 놓았던 평양 주재 쿠바 대사 자리에 신임 대사를 급파해 신임장을 제정하고, 평양 언론들이 북한의 반미전선이 더욱 공고해진다고 여론전을 펼 때까지만 해도 한국과 쿠바가 수교 협상의 마지막 과정에 진입했을 줄은 그 누구도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 통일부도 주북 쿠바 대사의 신임장 봉종에 대해 서방 외교관들과 코로나19로 철수했던 국제기구 직원들이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지 못하지만 중국과 몽골, 쿠바 등 국가들은 북한에 입국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외교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반미 노선 국가들과 과거 사회주의 전통 우호국을 우선으로 외교관계를 복원하고 있다고 평가함에 따라 누구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지금 와서 돌이켜보니 쿠바 정부가 중국과 몽골 다음으로 평양에 대사를 급파한 것도 북한과 쿠바 간 수교 소식을 북한에 공식 통보할 사전 준비 과정의 일환이지 않았는가 생각되며, 주북 쿠바 대사의 첫 외교 공식 활동이 한국과 쿠바 간 수교 결정 통보였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시점상 돌이켜보면 지난 13일 우리 국무회의에서 수교안이 비밀리에 통과되는 순간 평양에서는 주북 쿠바 대사가 북한 측에 쿠바 정부의 수교 결정을 하전에 통보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아마 북한 지도부가 발칵 뒤집혔을 것이고 김정은은 이게 무슨 소리냐고 화들짝 놀랐을 것”이라 예상했다.

대한민국과 쿠바가 전격 수교를 발표한지 하루 만에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며 북‧일 수교 띄우기로 맞불을 놓고 있는데 대해선 “어제(15일) 김여정이 한국과 쿠바의 수교에 대한 맞불작전으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평양 초청 카드를 급히 던졌지만 누가 봐도 한국과 쿠바의 수교 소식이 몰고 올 파장을 돕는 데는 역부족”이라며 “오늘 김정일의 생일을 어떻게 보내는지 지켜봐야겠지만 아마 러시아에 무기를 팔아 벌어들인 외화로 구입한 외국산 고급술과 러시아산 캐비어 등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못할 것”이라 추측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이뤄낸 대한민국과 쿠바 간 수교는 노태우 정부 시기 실현한 한국과 중국, 한국과 소련 수교에 버금가는 역사적 사변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 덧붙였다.

<이미지=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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