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패륜논란’ 이준석‧‘사진따귀’ 김은경‧‘신속사과’ 한동훈...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기획특집]‘패륜논란’ 이준석‧‘사진따귀’ 김은경‧‘신속사과’ 한동훈...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 기자명 최얼 기자
  • 입력 2024.01.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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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이 불러일으킨 '노인폄훼'논란..."65세이상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배제"
이준석 발표에...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 '격분', "패륜정당 만들겠다는 망나니 짓"
김호일 회장, 野김은경엔 사진 싸대기... 與한동훈엔 "국힘에 희망있어"극찬
김호일 회장, 노인폄훼 불거질 때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노인세대"강조, 왜?
한강의 기적 이룬 노인세대...현실은 OECD국가중 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韓 노인세대, 희생‧헌신에도 대다수가 생활고...이준석 잘못의 본질=사유불능(思惟不能)
기성세대가 MZ정치인을 꺼리는 이유...고령층 “기성정치인 향한 ‘막말’=나한테 하는 막말”

 개혁신당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교통 관련 정강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교통 관련 정강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지난 18일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배제’발표 직후, 정치권 안팎에서는 ‘노인폄훼’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노인단체는 분개했고, 심지어 이 위원장에게 “패륜아 정당”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는 상황이다. 노인단체의 비판이유는 명료하다. 간단히 이 위원장이 주장한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배제’발표가 노인들의 입장에 대한 배려가 전무해 쓴소리를 내뱉는다는 거다.

이 대목만 보면 노인단체의 반응이 이 위원장에게 너무 과도한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2주 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노인단체를 방문해 사과한 사례나, 작년 7월에 불거졌던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사례를 참고해 보면, 이 위원장을 향한 노인단체의 비판은 정당과 상관없이 일관된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구체적으로 노인단체는 매번 당사자들의 사과를 거부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노인폄훼’논란이 불거진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모두에게 똑같이 노인세대의 희생과 헌신을 설명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노인폄훼 논란에 대한 엄중한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당사자들과 소속정당인들에게 노인세대의 노고를 인정해달라는 메시지를 낸다는 것이다.

이에 <본지>는 이 위원장의 발언에 노인단체가 반발하게된 배경과 더불어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폄훼논란 대처사례 ▲노인단체들이 냈던 메시지 내용들 ▲한국의 노인들이 직면하고있는 사회적 환경 등을 토대로, 이 위원장 뿐 아니라 젊은 정치인들이 노인세대의 입장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는 취지의 기사를 작성했다.

 

이준석 “지하철 무임승차 없앨 것”→노인단체 “폐륜정당 만들겠다는 망나니 짓거리”

개혁신당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교통 관련 정강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정강정책위원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교통 관련 정강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8일 이 위원장의 기자회견 자리에서 비롯된다. 이날 이 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정강정책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고 "논쟁적일 수 있지만,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변화"라며 “65세 이상에게 제공되는 지하철 무상 이용 혜택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또 “44년 전 공산국가였던 소련의 고연령층 무임승차 제도를 본떠 70세 이상, 50% 할인 정책으로 시작했고, 1984년 65세 이상, 무임으로 변경된 제도는 이제 수명을 다했다”며 “도시철도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하고, 2023년 전국 950만 명에 달하는 만 65세 이상 노인층에 월 1만원에 해당하는 연간 12만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즉, 1달에 왕복 4회도 못하는(지하철 기본요금 수도권 1400원)금액만 65세 노인에게 지급하겠다는 것. 그는 현행 '무상 지하철' 혜택이 △도시철도가 운영되지 않는 지역에 거주하는 고연령층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제도라는 점 △역세권에 거주하지 않아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이용해야 하는 고연령층에게 불합리하다는 점 △무료라는 이유만으로 집 앞의 버스를 두고 먼 길을 걸어와 지하철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위원장은 "교통카드의 형태로 제공되며 도시철도와 버스, 택시까지도 다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게 된다"며 "통근, 통학 등의 이유로 대중교통 이용이 빈번한 고연령층을 위해 12만원을 소진한 뒤에는 현재 청소년에게 적용되는 약 40%의 할인율을 적용한 요금으로 하여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간 예상 비용은 2024년 기준 1조2000억원가량이며, 이 비용은 현재 6개 도시의 도시철도 적자액 1조 7000억원(2020), 서울지하철 적자 1조2600억원(2022), 서울 버스 적자 6582억원(2022)을 고려했을 때 지자체가 부담하던 교통복지 비용의 상당 부분을 국비로 전환하는 효과가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 추진 배경에 대해 "저는 지난 12월 27일 발표한 탈당 선언문에서 이제는 정치하면서 표가 떨어지는 이야기라도 올바른 이야기를 할 것이고, 저는 다른 정치인과 다르게 30년 뒤에도 제가 한 정치적, 정책적 선택에 대해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긴 호흡으로 대한민국을 위한 제안을 하겠다고 했다"며 "교통복지는 매우 중요하며 고령화가 가속되는 현재 인구구조 속에서 꼭 다루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이 민주당 양이원영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이 민주당 양이원영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그러나 이 위원장의 입장과 달리, 대한노인회는 ‘65세 이상 노인들의 지하철 무상이용 배제’와 관련해 "신당이 아닌 패륜아 정당을 만들겠다는 망나니 짓거리"라며 신당이 제시한 안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호일 회장은 이날 대한노인회 성명서를 내고 "개혁신당을 창당 중인 이준석이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하철 무상 이용을 폐지하겠다'는 노인공약을 제시하겠다고 망언을 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개혁신당이 주장한 도시철도 적자 문제에 대해 "승객이 탔던 안 탔던 같은 전기료가 발생한다.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빈자리가 많은 상태로 지하철이 운행되고 있는데, 그 빈자리에 노인이 탔다고 해서 전기료가 더 나오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 "노인 무임승차 때문에 지하철 회사가 적자가 된다는 건 지하철 적자요인을 정확히 분석도 하지 않은 허위 주장"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는 대한교통학회에 맡긴 지하철 적자요인분석 보고서에서도 지하철 적자요인하고 노인무임승차 하고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밝힌 보고서가 입증하고 있다"고도 반박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2022년 기준 8159억원 적자 주장은 지하철을 이용한 노인수에 요금을 곱한 이론적 숫자에 불과하다. 회사가 운영을 방만하게 하고는 노인무임승차에 덤터기를 씌우는 지하철 회사의 대변인을 자처한 망발로, 지탄받을 주장"이라고 직격했다. 또 '노인 복지' 취지로도 무임승차 혜택이 유지돼야 한다고도 전했다. 그는 “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해 (노인들이) 집에 있지 않고 움직이기 때문에 걷기운동으로 건강해지는 것을 간과한 주장”이라며 “지하철 무임으로 노인들이 삼삼오오 벗하며 여행하는 행복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무임승차로 소품을 배달하는 수많은 (노인들의)일자리를 박탈하는 것임을 간과한 무지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신당이 제시한 '선불 교통카드 지급'에 대해서도 “지하철을 이용하지도 않을 사람에게도 배분되는 모순적인 발상에 불과하다”며 “한강의 기적을 이룬 노인에 대한 우대는커녕 학대하는 주장을 신당의 공약으로 내세우겠다는 발상은 신당이 아니라 패륜아 정당을 만들겠다는 망나니 짓거리이므로 질타하며, 1000만 노인들은 규탄해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인폄훼 논란을 대하는 정당별 자세....'모범사례' 與한동훈'얼굴도 안비친' 野이재명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비하' 논란 사과를 위해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회장을 만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민경우 전 비대위원의 '노인 비하' 논란 사과를 위해 용산구 대한노인회 중앙회를 방문해 김호일 회장을 만나고 있다.(이미지-연합뉴스)

대한노인회의 이 같은 반응을 두고 일각에서는 이 위원장에게 다소 과도하다는 반응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대한노인회가 내비쳐왔던 ‘노인폄훼’논란에 대한 반응들을 살펴보면, 이 같은 반응이 정당과 상관없이 일관된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대한노인회는 작년 7월과 올해 1월초 정치권에서 발발한 ‘노인폄훼’논란에 대해서도 격양된 반응을 내비쳤다. 작년 7월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가 남은 여생에 따라 투표권을 차등으로 두는 방식의 ‘여명비례투표제’에 대해 “합리적이다”라고 발언 했을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법치주의의 훼손이다. 대한민국을 세대별로 하나로 묶어야 할 정치인이 세대별 갈라치기를 통해 국민을 분열시키고자 하는 악의적인 정치적 정략”이라며 힐난했다.

올해 초 불거진 민경우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의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총선에서 1000만 노인 세대의 지지를 받고 싶다면 민 비대위원을 즉각 사퇴시키고 이런 실수를 저지른 한 위원장도 즉각 사과해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대한노인회는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상관없이 각 정당별 관련자들의 사과를 마다하지 않았다. 김 회장은 한 장관이 대한노인회에 방문했을 당시 "한 비대위원장님은 신속하게 하루만에 성명 내고 그 사람 해촉하고 민첩하게 하니까 대응하는 게 확실히 다르구나, 젊은 분이 다르고 이래서 국민의힘이 희망이 있겠다는 느낌이 든다"고 화답했고, 김은경 위원장과 양이원영 의원이 마지못해 사과 방문을 했을 당시에도 (물론 김 위원장 사진에 따귀를 때리긴 했지만) “앞으로 잘하라”며 분을 푸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이 위원장이 대한노인회를 직접 방문해 사과의 뜻만 내비쳐도, 김 회장은 사과를 받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볼 수 있다.

‘노인폄훼 논란’대응 관련,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는 한동훈 비대위원의 사과방문이 꼽힌다. 한동훈 비대위는 민경우 전 위원장의 노인폄훼 논란이 불거지자, 논란 하루만에 민 위원장의 사퇴조치를 단행했고, 한 위원장도 김호일 회장이 비판서명을 발표하자 같은날 전화를 걸어 민 위원의 발언 논란에 대해 “죄송하다. 찾아뵙고 말씀드리겠다”고 사과했다.

반면, 김은경 혁신위의 노인폄훼 논란사과의 경우, 대한노인회가 사과를 받아줬음에도 부적절한 사과라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터져 나왔다. 김은경 혁신위의 경우 ▲논란이 발발한지 3~4일이 돼서야 사과방문에 나섰고 ▲이재명 대표의 방문역시 이뤄지지 않았으며 ▲김은경 위원장이 “여명비례 투표제가 합리적”이라던 본인 발언을 정정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참고로 "가장 최대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것"이라던 민 위원장의 발언은 노인세대를 겨냥한 것이 아닌, 386운동권 세대를 대상으로한 발언이다. 그럼에도 한 위원장은 직접 노인단체를 방문해 사과의뜻을 내비쳤고, 이재명 대표는 직접 사과에 나서지도 않았다.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노인폄하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면담 중 위원장의 뺨 대신 사진을 때리고 있다(연합뉴스)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노인폄하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장과 면담 중 위원장의 뺨 대신 사진을 때리고 있다(연합뉴스)

 

이준석‧김은경 주장이 잘못된 이유...기성세대에 대한 사유불능(思惟不能)

한동훈 위원장의 사례를 살펴보면, 어떤 행동이 노인세대를 배려하는 행동인지 여부가 명확히 나타난다. 한 위원장 사과의 특징은 즉각적이면서도, 무조건적인 사과이다. 솔직히 한 위원장은 노인폄훼 논란과 관련해 본인이 직접적으로 잘못한건 전혀없다. 그럼에도 어떠한 변명도 없이 김호일 회장의 목소리를 경청했고, 이에 김 회장은 한 위원장의 사과을 극찬하게 된다.

그간 김 회장은 ‘노인폄훼’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대면 사과에 대해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줬고,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올려세운 기성세대들의 노고를 인정해 달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특히 이준석 위원장의 ‘지하철 무임승차 배제’발언이 나온 직후에는 ▲한국이 노인빈곤율 1위라는 점과 ▲지하철 이동이 노인세대의 건강증진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정치권이 노인 관련 정책이나 발언을 단행할 때, 노인세대 입장에서 다시금 생각해 달라는 게 김 회장 입장의 핵심 요지인 것이다.

실제 대한민국의 역사와 한국 노인세대들이 처한 사회적 상황을 살펴보면, 김 회장의 입장은 우리 사회가 노인세대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점들을 명확히 짚어준다. 우선 대한민국은 노인빈곤율과 자살률 1위 국가다.

2018년 연령대별 자살현황(출처:통계청)
2018년 연령대별 자살현황(출처:통계청)
노인가구 상대적빈곤율 국가별 비교(이미지-연합뉴스)
노인가구 상대적빈곤율 국가별 비교(이미지-연합뉴스)

통상 일반인들은 한국사회가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10~30대 자살률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는 10~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뿐, 해당 연령대의 자살 자체가 많은 것은 아니다. 반면, 한국의 70~80대 자살율은 OECD국가중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다. 아울러 노인 세대의 46.9%가 중위소득의 절반이하로 지내고 있는터라, 노인빈곤율도 OECD국가중에서 압도적인 1위다.

노인세대가 자살률과 빈곤율 1위를 기록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역사적인 측면과 문화적인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한국은 6.25전쟁 발발이후,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고, 이후 대대적인 경제발전을 이뤄왔다. 이 과정에서 기성세대들은 밤낮없이 일해왔고, 이 가난을 후세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자녀들에게 물질적인 헌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기성세대들의 노력으로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1997년 IMF경제위기가 도래했고, 이에 성년이된 자녀 세대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결국 자녀들은 부모세대에 적극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주기 힘들게 됐고, 자녀세대들에게 물질적 지원을 마다하지 않은 부모세대는 모아둔 재산도 거의없이 노동력까지 잃게된다.

노동력을 잃게된 노인세대는, 마찬가지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있는 자녀세대들과의 교류까지 뜸해질 수 밖에 없다. 이에 경제력이 약한 노인세대들은 우울증을 많이 겪게되고, 심신이 약해져 극단적인 선택을 많이하게 되는게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이다.

1976서독으로 출국하는 간호사의 모습(이미지-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1976서독으로 출국하는 간호사의 모습(이미지-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파독광부로 끌려간 노인세대를 담은 영화 '국제시장'(이미지-인터넷커뮤니티)
파독광부로 끌려간 노인세대를 담은 영화 '국제시장'(이미지-인터넷커뮤니티)

결국, 노인세대들이 자녀들에게 희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 세대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받지못하는 구조가 노인빈곤율과 자살률 1위의 원인이라는 것.

요약하자면, 대한민국의 노인세대는 자녀세대들에게는 세계10대 강국이라는 경제적 번영을 선물했지만, 정작 본인들은 힘들고 가난하게 살고있는 안타까운 계층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남은 여생에 따라 투표권을 제안하자는 ‘여명비례투표제’주장(김은경 혁신위원장)이나, 만 65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무임승차 철폐’(이준석 위원장)주장은 노령층이 처한 입장과 기성세대들의 희생을 사유(思惟)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노인세대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여명비례 투표제’(김은경)주장의 경우, 자신들이 국가의 번영을 위해 희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투표권에서 차별받는다는 것에 불쾌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고령층의 지하철 무임승차 철폐’(이준석 위원장)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친목활동 등을 위한 노인들의 대외활동이 노인자살율을 완충시켜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어보인다.

기성세대가 MZ정치인을 꺼리는 이유...고령층 “기성정치인 향한 ‘막말’=나한테 하는 막말”

이에 이준석 위원장은 하루빨리 ‘만 65세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배제’발언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해야할 것으로 판단되며, 노인단체를 만나 오히려 본인 정책의 취지를 설득시키는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지 않으면, 이 위원장은 이대남(20대 남성 지지층)외 지지층확장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총선기간 내내 이준석 신당의 리스크로 작용할 공산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 뿐 아니라, 류호정 의원이나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 등 여러 청년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대게 청년 정치인들은 젊은세대 지지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내고자, 기성정치인에게 강한 어조로 지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면 일부 지지자들은 청년 정치인들이 듣기는 싫더라도 합리적인 주장을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꼰대냐”,“사람이 덜 됐다”,“양두구육(羊頭狗肉)”,“미스터 린튼”,“이 아저씨 왜이러나..멱살이라도 잡아야하나”,“이 XX” 등 기성세대들의 정서에 반하는 발언들을 남발하는 것 역시 사실이다.

<본지>는 과거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의 유튜브채널 ‘윤희숙 TV’방송 중 한 시청자가 언급한 발언이 정말 인상 깊었다. 그 시청자는 “젊은 정치인에게 주요 요직의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런데 한편으론 이준석 같이 행동하는 정치인들이 많이 나올까봐 한편으로는 청년 정치인들이 꺼려진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한 고령층의 여권지지자도 “이준석이 분명 능력있고 똑똑한건 분명하다”면서도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에게 X가지 없이 얘기하는 모습이,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나에게 X가지 없게 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간다”라고 밝혔다. 본인이 지지하는 정치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투영하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결국 청년 정치인들은 노인세대를 대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자세를 본 받을 필요가 있어보인다. 존재감을 내비치기 앞서, 먼저 고개 숙이고 경청하는 자세부터 갖추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거다. 김은경 위원장도 실수는 있었지만, 고개를 숙이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인건 마찬가지다. 겸손과 경청의 자세를 국민들에게 먼저 인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본인 발언의 의도와 상관없이 ‘노인폄훼 논란’,‘X가지’논란 등은 언제든지 확대‧재생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본인의 정치역량을 ‘일부 청년들의 정치인’으로 한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청년 정치인들이 대중적인 정치인이 아닌, 일부 팬덤에 의존하는 정치인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들 역시 청년 정치인들이 기성정치인들에게 도 넘은 발언을 일삼는다면, 부모세대들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청년정치인들 역시 지지자들을 의식해 발언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게 되면, 정치권뿐 아니라 사회에서도 세대갈등이 완화될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본지>는 추측한다.

즉, 이번 이준석 위원장의 ‘노인배제’논란은 단순한 노인폄훼성 발언을 넘어, 청년 정치인들이 기성세대들에게 지지받지 못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세대 갈등 완화 취지에서라도, 이 위원장은 하루빨리 노인단체에 방문해 노인세대의 노여움을 풀어주길 바란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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