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젊은 리더십 실험' 분수령… 노태문 승진 여부에 관심 집중

삼성 '젊은 리더십 실험' 분수령… 노태문 승진 여부에 관심 집중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11.1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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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X사업부 고성장 속 '리더십 체계 재정비' 필요성 부각
DS 부문 실적 변동과 대비되며 조직 내 시선 이동
AI 스마트폰 전환 주도한 역할에 업계 평가 교차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삼성전자 내부 인사 지형이 재편되고 있다. 지난 7일 정현호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세대 교체'가 공식화된 가운데 인사 구도가 차기 리더십 후보군으로 이동하면서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의 승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노 사장은 연세대 전자공학 전공, 포스텍 전자전기공학 석·박사를 거친 엔지니어 출신으로, 1997년 입사 이후 무선사업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7년 만 39세 상무, 2010년 만 42세 전무, 2012년 만 44세 부사장 등 삼성 내부에서 '최연소' 기록을 잇달아 경신했다. 2018년 말에는 만 50세로 사장이 됐고, 2020년 무선사업부장을 맡으며 조직 전면에 등장했다.

노 사장의 이력은 삼성전자가 강조해 온 '성과주의'와 '혁신 중심 인사 흐름'을 상징하는 사례로 풀이됐다. '갤럭시S' 개발 공로로 받은 '자랑스러운 삼성인상'도 이런 평가를 강화했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내부 기류가 변하고 있다. MX사업부 실적 흐름 때문이다.

노 사장이 2020년 사업부장에 오를 당시 MX사업부는 중국 업체 공세에 밀려 매출이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듬해 109조3000억원, 2022년 120조 8000억원으로 반등했다. 올해 역시 3분기 누적 100조 3000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7월 출시된 '갤럭시 Z 폴드7·플립7'이 흥행했고, '갤럭시 S25' 시리즈도 꾸준히 판매되며 플래그십 비중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반면 DS 부문은 IT 업황 영향을 크게 받아 2022년 98조 5000억원에서 2023년 66조 6000억원으로 급감했다가 지난해 111조 1000억원으로 회복했다. 2023년에는 14억 9000억원 영업적자도 기록했다. MX사업부의 안정적 매출 흐름은 조직 내 시선이 모바일 쪽으로 옮겨가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에서 현직 MX사업부장이 부회장으로 직행한 전례는 없다. 과거 신종균 전 부회장이 IM 부문장을 지낸 뒤 부회장에 올랐지만, 인사 직책은 인재개발담당이었다. 그러나 최근 내부에선 "제품 포트폴리오 중심축이 변한 만큼 MX사업부도 부회장 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사장이 현재와 같이 같은 직급의 다른 사장들을 이끄는 구조보다, 부회장으로 올라 의사 결정 폭을 넓히는 편이 효율적이란 것이다. 

노 사장은 스마트폰 개발 전문가로서 오랜 기간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해 왔다. 갤럭시S·노트 등 주요 라인업의 설계를 이끌며 '갤럭시 신화'를 구축한 인물로, 사내에서도 기술 기반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가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들은 모바일 경쟁력 강화에 그의 기여가 결정적이었다는 점에는 의견 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관전 포인트는 DX 부문장 대행 역할이다. 노 사장은 올해 4월부터 DX 부문장직을 임시로 맡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S24를 통해 생성형 AI 스마트폰 시대를 연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앱·터치 중심 스마트폰 패러다임을 AI 에이전트 기반으로 전환한 흐름 역시 노 사장이 주도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전문가들은 '젊은 리더십'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AI 전환을 모바일에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현호 부회장의 용퇴 이후 삼성전자가 어떤 리더십 구조를 택할지는 연말 인사의 핵심 변수"라며 "노태문 사장이 전영현 DS 부문장과 투톱 체제를 구성할지는 삼성의 세대 교체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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