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하락 베팅' 심상치 않다…'공매도 지표' 대차거래잔액 125조 돌파

개미들 '하락 베팅' 심상치 않다…'공매도 지표' 대차거래잔액 125조 돌파

  • 기자명 안은혜 기자
  • 입력 2025.11.06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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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이차전지 중심 우려감↑
공매도 잔액 한 달 새 1조 이상 늘어

공매도 (PG) (사진=연합뉴스)
공매도 (PG)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국내증시가 '인공지능(AI) 거품론'의 직격탄을 맞으며, 공매도 잔액이 불어나고 있다. 

지난달에만 한 달 간 코스피 지수가 20% 가량 급등한 가운데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결과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기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대차거래잔액은 125조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차거래잔액은 기관투자자가 차입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에 대한 잔액으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긴다.

대차거래잔액은 지난 9월 해당 통계를 집계한 뒤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겼으며, 10월 중순 110조원을 넘었다. 현금·신용·공매도 대기자금 이 모두 증시로 쏠리는 전례 없는 유동성 과열 국면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 공매도 잔액도 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13조2344억원이었다. 지난 3월 말 공매도 재개 시점과 비교하면 약 240% 증가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해도 17% 늘었다.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잔액도 5조2978억원으로 최근 한 달 간 14.41% 불어났다.

공매도 순보유잔액이 높다는 것은 앞으로 해당 종목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장의 시각이 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일 상승세를 보이던 증시가 반락하자 투자심리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보유잔액이 높은 기업은 ▲카카오페이(6.83%) ▲엘앤에프(6.24%) ▲LG생활건강(4.7%) ▲한화비전(4.67%) ▲한미반도체(4.4%) ▲코스맥스(4.14%) ▲코스모신소재(3.94%) ▲덴티움(3.94%) 순이다. 반도체와 이차전지업종 중심으로 투자자 우려가 커졌다.

코스닥에서는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보유잔액 비율이 높은 기업은 ▲다날(6.12%) ▲엔켐(5.49%) ▲에코프로(4.87%) ▲브이티(4.74%) ▲피엔티(4.64%) ▲HLB(4.55%) ▲실리콘투(4.28%) ▲제룡전기(4.16%) ▲HPSP(4.05%) 순이다. 

간밤 미국 증시는 AI 거품 우려에 기술주 중심으로 급락세가 이어졌다.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이자 월가의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베리가 엔비디아에 공매도를 걸었다는 소식에 시가총액 1위이자 AI 대장주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2000억달러 가량 증발했다. 

지난 분기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 엔비디아에 이어 가장 많이 보유한 AI 소프트웨어기업 팔란티어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4억756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호실적에도 예상 PER(주가순이익비율)가 200배를 웃돌아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며 주가는 7% 넘게 하락했다.

5일 코스피는 전날 대비 117.32포인트(2.85%) 하락한 4004.42에 거래를 마쳤다. 일각에서는 조정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공포탐욕지수는 극단적 공포 수준에 들어와 있다"며 "통상적으로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파는 게 맞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낙폭을 매수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 상승에 대한 맹목적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당 원화값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증시 상승 랠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짚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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