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약속한 'GPU 26만장' 날아가나… 트럼프 "美 외 누구도 못 가져"

젠슨 황 약속한 'GPU 26만장' 날아가나… 트럼프 "美 외 누구도 못 가져"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11.04 17:33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트럼프, CBS 인터뷰서 "최첨단 반도체, 미국만 보유" 선언
정부·삼성·SK·현대차·네이버 공급 계획에 먹구름
업계 "중국 견제용 발언" 신중 해석… 4월 미중 회담이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 경영자(CEO)가 한국에 약속한 그래픽 처리 장치(GPU) 26만장 공급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미국 외 어떤 국가에도 공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각) 방영된 미국 CBS 방송 '60분' 인터뷰에서 엔비디아의 최첨단 반도체 수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중국으로 최첨단 반도체를 판매하도록 허락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최첨단 반도체는 미국 말고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해당 인터뷰는 젠슨 황 CEO가 한국 공급을 약속한 지난달 31일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대통령 전용기에서 진행된 기자 회견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재확인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 '블랙웰'에 대해 "막 나온 새 블랙웰은 다른 모든 반도체보다 10년 앞서 있다"고 평가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발언으로 황 CEO가 지난달 말 한국 방문 당시 약속한 대규모 GPU 공급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황 CEO는 경주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APEC) CEO 서밋 특별 연설을 앞두고 방한, 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들에 총 26만장의 GPU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우리 정부와 삼성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에 각 5만개, 네이버클라우드에 6만개가 배정됐다.

엔비디아가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제품은 최신 'GB200 그레이스 블랙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RTX 6000 시리즈'도 일부 포함될 예정이었다. 정부는 이 GPU를 활용해 기업들의 AI 개발을 지원하고, 각 기업들은 AI팩토리 구축 등 첨단 기술 개발에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업계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수출 관련 발언이 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었으며, 한국과 같은 동맹국에는 다른 접근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부산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당시 중국의 블랙웰 수출 허용을 검토했다가 참모들 만류로 입장을 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내년 4월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또 다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미중 간 무역 협상 과정에서 반도체 수출 문제가 재논의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국으로서는 그때까지 외교적 노력을 통해 GPU 공급 약속이 이행될 수 있도록 미국 측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응원하기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