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만 25% 車 관세 '족쇄'… EU·日 등은 15%로 인하 확정

美, 韓만 25% 車 관세 '족쇄'… EU·日 등은 15%로 인하 확정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9.2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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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부, 8월 1일 소급 적용… 차액 환급 가능
EU, 미국산 공산품 관세 철폐 맞교환
업계 "단기 충격 적지만 장기화 땐 경쟁력 격차"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 연합 집행위원장이 2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 연합 집행위원장이 2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국이 유럽 연합(EU)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를 15%로 확정하면서 일본과 유럽은 혜택을 누리는 반면, 한국만 여전히 25% 고율을 부담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24일(현지 시각) 유럽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최종 낮춘다고 밝혔다. 해당 내용은 25일 연방 관보에 게재되며, 지난달 1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이로써 기준일 이후 15%보다 높은 관세를 납부한 유럽 기업들은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 7월 21일 트럼프 대통령과 EU가 공동 성명을 통해 합의한 무역 조정의 후속 절차다. 당시 합의에 따라 양측은 자동차를 포함한 EU 수출품에 최대 15%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행정 명령에 서명해 이를 공식화했다.

미국은 그 대가로 EU 측에 미국산 공산품 관세 철폐와 일부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했고, EU가 지난달 28일 입법안을 제출하면서 관세 인하 절차가 마무리됐다. 관세 인하는 자동차 외에 항공기 부품, 일부 의약품 성분, 코르크, 특정 금속 등 미국의 대체재 확보가 어려운 품목에도 적용된다. 

일본산 자동차는 이미 지난 16일부터 15% 세율이 적용됐다. 이로써 일본·유럽산 자동차는 관세 혜택을 확보한 반면, 한국산 자동차는 여전히 25% 고율을 물게 됐다. 한국은 지난 7월 관세 인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나 후속 협상이 지연되며 최종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관세 인하 발표는 유럽 자동차 업계의 기대감을 자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독일 증시에서 포르쉐 주가는 2.2% 상승했으며, 장중 한때 3.8%까지 올랐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주가도 각각 1.4%, 1.1% 상승했다. 로이터는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몇 주 동안 공식 발표를 기다려왔다"며 이번 조치가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전했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미국과 EU 간 관세 합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산 차량은 대형차와 럭셔리 브랜드가 주류를 이뤄 한국산 중소형차와 직접적 경쟁이 크지 않고, 미국 내 현지 생산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다만 교착 상태가 길어질 경우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이 중소형차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유럽까지 관세 혜택을 확보하면서 한국만 25% 관세를 유지하면 경쟁력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난 7월 반도체와 의약품 부문에 대해서도 최혜국 대우를 약속받았다고 밝혔으나, 미국 측에서 구속력 있는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철강·알루미늄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며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자동차에도 같은 법 적용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협상이 공전할 시 자동차뿐 아니라 다른 품목에도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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