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9/276524_277270_3827.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국 조지아주(州)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 구금 사태와 관련,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의 "비자 문제" 발언이 대미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러트닉 장관은 11일(현지 시각) 공개된 악시오스 인터뷰에서 "현대차가 근로자들을 관광 비자로 입국시켰다. (그래서) 나는 한국 측에 '제대로 된 비자를 받아라, 문제가 생기면 연락하라'고 요구했다"며 "트럼프 정부는 적법 절차를 중시한다. 규정을 회피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단속으로 외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구금은 합법적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비자 위반 상태를 바로잡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며 "그렇다고 외국 기업의 미국 사업 확장 자체를 가로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러트닉 장관 말과 달리 단속으로 체포된 인력 가운데 일부는 주재원 비자(L-1)를 소지하고 있었다. 일각에선 단기 상용 비자(B-1)나 ESTA를 통한 입국도 계약 조건이 충족되면 관리·감독 및 일부 장비 설치가 가능하다는 해석도 있다. 악시오스는 "외국인 전문직을 위한 H-1B 비자는 할당 정원을 훨씬 웃도는 지원자가 몰린다"며 "(러트닉 장관의 발언처럼) 충분한 비자를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벤더와 하청업체의 법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자체 조사를 시작했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현대차가 법 준수 의지를 재확인해준 것에 감사한다"며 "이번 사건이 오랜 파트너십을 훼손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성명을 냈다.
다만 한국인 인력의 입국이 막인 만큼 공기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빠져나간 인력을 어떻게 보충할지 고민 중"이라며 "최소 2~3개월의 공기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인력만으로는 공사 지속이 어렵다"며 "전문 인력 상당수가 미국 외 지역에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당분간 SK온 조지아 공장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을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건이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며 "비자 정책의 불확실성과 기업·정부 간 책임 공방, 전문 인력 의존으로 인한 공기 지연이 맞물려 복합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