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본격화… 조선업 지형 바뀐다

한미 '마스가(MASGA)' 프로젝트 본격화… 조선업 지형 바뀐다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8.02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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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율 인하·대규모 투자로 미국 조선 산업 재건 착수
한국 기업, 미국 조선소 인수·신설 등 인프라 구축 돌입
군함 건조·유지 보수 확대 기대…규제 완화가 관건

미국 필리델피아 조선소 전경
미국 필리델피아 조선소 전경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최근 미국과 한국 간 체결된 MASGA 프로젝트가 한미 경제 협력 핵심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 조선 산업의 대규모 미국 시장 진출에 따라 관련 업계가 크게 재편될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기존 25% 관세율을 15%로 하향 조정하고, 총 3500억 달러를 미국 현지에 투자하는 협정을 트럼프 행정부와 체결했다. 투자금 가운데 1500억 달러는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조선 산업 협력 전용 펀드를 조성하는 데 투입된다.

이 협력 펀드는 총한도(cap) 방식의 장기 펀드 형태로 설계됐다. 막대한 금액 규모로 민간 기업 단독 참여는 한계가 있어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 기관들이 펀드 참여를 보증·대출 형태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주된 투자 방식은 조선사의 선수금 환급 보증(RG·Refund Guarantee)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조선사가 선박을 정해진 기한 안에 납품하지 못하거나 도중 파산할 경우 금융 기관이 대신 선주에게 선수금을 환급하는 방식이다.

MASGA 프로젝트의 주요 사업 내용은 ▲미국 내 신규 조선소 건립 ▲조선 인력 육성 ▲조선 공급망 재구축 ▲선박 유지 보수(MRO) 등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협력 펀드가 조선 생태계 전반을 포괄할 것"이라 설명했다.

미국 조선 산업은 현재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대부분 조선업체가 영세해 전문 인력과 인프라, 기자재 등이 부족하다. MASGA 프로젝트 펀드는 이 같은 열악한 조선업 상황을 개선하는 데 투입될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한화오션은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고 현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존 연 1~1.5척 생산 규모를 앞으로 10년 내 연간 10척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도 미국 현지 기업들과 협력체계를 마련했다. 해양 지원선 분야 경쟁력을 보유한 미국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사와 중형 컨테이너선을 공동으로 건조하고 있으며,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인프라 구축과 함께 미국 현지의 조선 전문 인력 양성, 부품 및 기자재 공급망 복원도 중요 과제로 추진된다. 숙련된 조선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미국에서 한화오션은 현재 필리조선소 내 훈련시설에서 용접공 등 숙련공을 자체적으로 양성하고 있으며, 연간 200명 규모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군함 건조 및 유지 보수 부문의 협력 확대도 주목된다. 현행 미국 법규상 미국 내 군함 건조가 제한적이지만, 최근 미 의회에 관련 규제 완화 법안이 제출된 상태다. 규제 완화가 성사될 경우 한국 조선사들은 미국 내 군함 MRO 및 건조 영역에서도 활발히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에서는 한국이 이미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분야에서 미국의 실질적 수요가 많아 MASGA 프로젝트가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조선업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미국 조선 산업을 부흥시키면서 한국에도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한화 측 역시 공식 입장을 통해 "조선 협력 펀드를 통해 미국 시장 확대와 국내 조선 산업 발전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강력한 참여 의지를 드러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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