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주가상승에 기분좋은 李대통령...트럼프 관세통보에도 웃을까

[기획특집]주가상승에 기분좋은 李대통령...트럼프 관세통보에도 웃을까

  • 기자명 최얼 기자
  • 입력 2025.07.0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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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선언한 이재명 대통령....트럼프 관세협상이 1차고비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인공지능(AI)·반도체·재생에너지·문화산업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코스피 5000 시대’를 준비하겠다”

[더퍼블릭=최얼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이같은 입장을 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한달간 K증시가 글로벌 상승률 1위(13.93%p 상승)로 올라서면서,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코스피의 상승요인은 외국인 자금 유입과 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이며, 최근 국회에서 통과한 상법개정안 역시 주가상승을 이끌만한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달 동안 코스피가 14% 가까이 오른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정책 기대감과 수출 회복세, 반도체 주도의 실적개선이 동시에 반영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다시 한국 시장으로 유입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연초 이후(1월 2일 기준)로 봐도 글로벌 증시 상승률은 2위이다. 이 기간 증시 상승률은 폴란드 WIG20지수(29.55%)가 가장 높고, 코스피가 28.98%로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한국 증시가 단기 급등 이후에도 펀더멘털에 기반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밸류에이션 부담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익전망 상향과 지속적인 외국인 순매수세 추세 등으로 당분간 상승탄력이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외에도 기관 수급 개선, 개인투자자 복귀, 정책 기대감 등이 코스피 상승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1.21p(1.34%) 오른 3,116.27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0.7원 오른 1,359.4원, 코스닥지수는 11.16p(1.43%) 오른 793.33으로 장을 마쳤다(연합뉴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1.21p(1.34%) 오른 3,116.27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0.7원 오른 1,359.4원, 코스닥지수는 11.16p(1.43%) 오른 793.33으로 장을 마쳤다(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대표적인 주가부양책은 강력한 대출규제와 양적완화 등에서 비롯된다. 경제부양책으로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높임과 동시에, 부동산에 역대급 강력한 대출규제(6억원으로 제안)를 가하는 것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부동산보다는 금융시장으로 옮기는 게 훨씬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해 그렇게 만들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투기적 성격의 서울집값이 아닌, 주식에 투자하라는 메시지를 내비치는 것이다.

이는 분명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 부동산과 비교해 훨씬 더 적은금액으로 투자가 가능할 뿐 아니라, 가격이 상승하면 할수록 모두(기업과 투자자)가 이익을 보는 구조라는 점이 주식투자의 장점이다. 이로인해 상대적으로 부동산 투자가 어려운 2030세대는 많은돈을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이들은 부동산 가격상승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선언’에 특히 모든 세대가 열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 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를 묻는 설문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p)에서 응답자의 65%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고, 이 기간(지난 3일) 코스피 지수는 연중 최고치인 310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타운(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타운(연합뉴스)

그러나 이는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코스피 지수’에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대통령이 직접 5000포인트를 목표치로 제시했다는 점과 ▲서울 부동산 투기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점 등이 국민들에게 주식투자를 장려한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도 ‘더 센 상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를 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7월 임시국회에서는 집단소송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넣는 데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부터 시작하는 정기국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자사주 소각 의무 조항을 포함시킨 상법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합병이나 분할 때 일반주주의 이익을 챙기는 방안을 담아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처리될것으로 보여진다. 4일 민주당 원내지도부 핵심관계자는 “1차 상법개정에서 빠진 2개의 조항에 대해서는 이번 달 안에 빠르게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주가부양 정책중 산업개발에 따른 실적개선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물론 현재 코스피 PER(주가수익비율/ 통계청 출처)은 13.39으로, 아직까진 평균보다 저평가 되어있지만 (15를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주가가 저평가 된 것으로 치부함), 추후 주가상승의 기대감으로 버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상법개정안 처리에 합의한 뒤 취재진에게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왼쪽)과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상법개정안 처리에 합의한 뒤 취재진에게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와 동시에 만약 한국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관세폭탄을 맞게 된다면,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기록할 수도 있다. 각국에 상호 관세를 통보하는 이른바 ‘트럼프 서한’도 주식시장에 영향을 끼칠만한 요인이라는 것.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영국과 베트남에 관세폭탄을 통보했고, 한국도 9일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남겨놓은 상태다. 이 상황에서 한국까지 관세폭탄을 통보받게된다면 ‘대미’수출에 엄청난 큰 타격과 함께, 주가하락을 겪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중인 최대 상호 관세율 70%이다. 이는 지난 4월 2일 발표 당시 보다 높은 수치다. 당시 최대 상호 관세율은 50% 수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 발송 대상국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각국에 8월1일 부터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8월 1일부터 그 돈(관세)이 미국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천명한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가 자칫 미국으로부터 높은수준의 관세를 맞게될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간 접점도 딱히 보이지 않아, 미국과의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닷새만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만을 진행했을 뿐, 아직까지 단 1번의 만남조차 없었다. 심지어 미국측에서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통화소식을 공식적으로 밝히지도 않고 있으며, 더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인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한일정도 닷새를 앞두고 취소된 상황.

이에 이에 외교가에선 “한미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오는 9월 3일 전승절에 이 대통령을 공식 초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통령실은 지난 2일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 여부와 관련해 중국과 소통 중에 있다”며 “구체적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야권지지층에서는 대통령실의 이같은 해명을 문제삼으며,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이 오히려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한국에 대해서는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연합뉴스)

정리하자면,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어느정도 비례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 대통령의 취임 30일 기자회견이란 파격적인 선택은 높은 지지율에 대한 자신감으로 비춰지는게 사실이다. 이에 발맞춰 정치권에서도 더 강력한 상법 개정안을 추진중인 것과 코스피의 PER수치도 13.39로 아직까지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해 보인다. 급기야 거대 여권에서도 코스피 5000를 목표로 지원하겠다고 천명한 부분도 주가상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그러나 주식상승에 근본적인 실적개선 방안도 딱히 보여지지 않는다는 점은 지적할 만한 부분이며, 저성장 국면에서 주가가 5000까지 높아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과제인 미국과의 관세협정도 중요하지만, 이재명 정부와 트럼프 행정부간 관세협상이 원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한국이 관세협상에서 높은 관세율을 통보받게 된다면 한국 주식시장에 타격을 입힐 수 밖에 없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협정이 이재명 정부와 한국주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

 코스피가 전장보다 61.99포인트(1.99%) 내린 3,054.28로 장을 마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생각에 잠겨있다(연합뉴스)
 코스피가 전장보다 61.99포인트(1.99%) 내린 3,054.28로 장을 마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생각에 잠겨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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