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90일간 상호관세 일부 인하 합의… 韓 재계 '안도의 한숨'

美中, 90일간 상호관세 일부 인하 합의… 韓 재계 '안도의 한숨'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5.1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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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45%→30%, 中 125%→10%로 관세율 대폭 낮춰
"디커플링 원치 않는다"… 양국 공동 성명 발표
반도체·배터리 업계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 손에 든 트럼프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 손에 든 트럼프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상호관세를 일부 인하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한국 재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양국 무역 갈등이 격화하며 최고조에 달했던 상호관세 전쟁이 일단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미국 재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중국 국무원은 12일(이하 현지 시각) 공동 성명을 통해 상호관세를 각각 115%p씩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양국 고위급 마라톤 협상을 통해 도출됐다. 조치는 오는 14일부터 90일간 적용되며, 양국은 이 기간 추가 협상을 진행해 최종 관세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성명에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참여했다.

합의에 따라 미국은 지난달 2일 중국 상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낮추고, 중국도 미국산 제품에 매겼던 보복관세를 125%에서 10%로 인하하고 희토류 수출 규제 등 비관세 보복 조치를 유예 및 취소한다. 미국의 관세 30%는 기존 펜타닐 관련 20%에 상호관세 10%를 더한 수치로 보인다. 중국의 관세 10%는 이에 호응한 관세로 풀이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국은 추가 무역 논의를 위한 협상 메커니즘도 구축하기로 했다. 허리펑 부총리, 베선트 장관, 그리어 대표가 참여하며 협상은 중국, 미국 또는 제3국에서 번갈아 열릴 예정이다.

미중 관세 전쟁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크게 격화됐다. 미국은 2월과 3월 마약 대응 등을 이유로 각각 10%의 관세를 매겼고, 지난달에는 무역적자 해소를 명분으로 34%의 상호관세를 예고했다.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서자 미국도 맞대응하며 대중국 관세는 145%까지, 중국의 대미 관세는 125%까지 치솟았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입장문을 통해 "미중 양국이 큰 틀에서 관세 철회 및 유예키로 하고 후속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하면서 최악의 대치 상황을 벗어났다"며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선 글로벌 수요의 급감과 같은 불확실성이 해소돼 긍정적 측면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유예 기간 앞으로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재계는 미중 간 관세 분쟁 완화에 기대감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관세율 숫자 자체보다, 국가별 협상에 따라 관세 불확실성이 대폭 낮아지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것이고, 한미 협상에 좀 더 기대를 걸 수 있게 된 계기"라고 <뉴스1>에 말했다.

다만 배터리 업계는 관망세를 드러냈다. 관세 인하에 따른 저가 중국산 배터리의 미국 시장 유입 우려와 원재료 확보 용이성이라는 양면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K-배터리사 모두 중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며 "밸류체인 내에서 저렴하게 중국산 소재를 확보한다면 배터리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고 <뉴스1>에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합의는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회담을 위한 길을 열었으며 최종 합의는 정상 간 만남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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