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5세대 HBM [사진제공=SK하이닉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1/246799_244568_5137.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용 D램 생산 능력을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7만장까지 확대한다. 이는 지난해 월 10만장 대비 70% 증가한 수준이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인공지능(AI) 칩 제조사의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당초 올해 생산 목표를 14만장으로 설정했으나 최근 3만장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3만장에서 2024년 10만장으로 늘어난 연도별 생산 능력을 올해 17만장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웨이퍼 투입량은 월간 50만장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D램 생산량 34%를 차지한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쌓아 올린 칩이다. AI 컴퓨터에서 대량의 데이터 처리 시 연산 장치를 빠르고 정확하게 보조할 수 있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HBM 수요는 글로벌 AI 시장이 커지면서 공급을 크게 웃돌고 있다. 업계는 올해도 HBM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인 HBM3E에 사용되는 10나노급 5세대 D램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의 최상위 AI 반도체 '블랙웰'에 필요한 HBM3E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여기에 구글과 반도체 협력을 강화한 브로드컴도 SK하이닉스의 HBM 제품 확보에 나섰다.
이번 증설은 제품 성능, 수율에 대한 AI 고객사들의 신뢰가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HBM3E 8·12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하지만 현재 안정적 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HBM3E 수율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HBM 증설을 위한 공간 확보에도 나섰다. 이천 사업장의 M10 일부를 HBM 라인으로 전환하고, 극자외선 노광기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청주 사업장의 낸드플래시 설비를 HBM용 D램 설비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차세대 제품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세계 최초로 HBM3E 12단 제품 양산을 시작했고, 48기가바이트 용량의 16단 HBM3E도 내년 상반기 공급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HBM4 12단 제품은 내년 하반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대만 TSMC와도 협력해 2026년 HBM4 양산을 추진한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