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사진제공=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412/244975_242713_4730.jpg)
[더퍼블릭=유수진 기자] 우크라이나가 화학무기 사용 혐의로 수배 중이던 러시아 장군을 모스크바에서 원격폭탄으로 암살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사건은 우즈베키스탄 출신 공작원을 활용한 우크라이나 보안국(이하 SBU)의 특수작전으로 밝혀졌다.
러시아 연방보안국(이하 FSB)은 18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1995년생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전날 모스크바 랴잔스키 대로의 주거 건물 인근에서 수제 폭발장치를 폭발시켜 이고리 키릴로프 중장과 일리야 폴리카르포프 소령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FSB는 성명을 통해 “내무부 및 조사위원회와 합동으로 작전 및 수사 활동을 수행했으며, 우즈베키스탄 시민을 용의자로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포된 남성은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에 의해 채용되었으며, 암살 대가로 10만 달러와 유럽연합(EU) 이주를 보장받았다”고 덧붙였다.
FSP에 따르면, 용의자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의 지시에 따라 모스크바에 도착한 뒤 폭발 장치를 수령했다. 이후 전기 스쿠터에 설치해 키릴로프 중장이 살고 있는 주거용 건물 입구에 주차한 뒤, 차량 공유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와이파이 기반 비디오카메라로 감시했다. 이 카메라에서 송출된 영상은 실시간으로 우크라이나로 전송됐으며, 용의자는 건물에서 키릴로프 중장 등이 나오는 순간 원격으로 폭발 장치를 폭파했다고 한다.
AFP 통신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SBU의 내부 소식통은 “키릴로프는 전범이었고, 우크라이나 군인을 상대로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며 “그는 합법적인 표적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영국의 ‘더타임스’는 이번 암살에 대해 사설에서 “우크라이나의 암살은 위협을 받는 국가가 방어를 위해 하는 정당한 행위”라며 “정치적 변화 속에서 서방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를 문제삼고 반발했다. 그는 텔레그램을 통해 더타임스 경영진을 동물 ‘자칼’로 비유하며, 이들을 “군사 표적”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에게는 언제나 공범이 있다”며 “그들도 이제 정당한 군사 표적이다. 여기에는 비겁하게 사설 뒤에 숨은 더타임스의 ‘초라한 자칼’도 포함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런던에서도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며 더타임스 기자들을 향해 협박성 발언을 내놨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강력히 대응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에 “더타임스 기자들을 겨냥한 조폭식 위협”이라며, “영국 언론들은 자유, 민주주의. 독립적 사고를 대변한다”고 썼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도 “푸틴 정권에서 나오는 일련의 절망적인 수사 중 가장 최근의 것일 뿐”이라며 “영국에서는 러시아와 달리 자유 언론이 우리 민주주의 초석이며 러시아의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유수진 기자 sjn3022@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