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소비 지출 전망 및 소득 분위별 소비 전망[그래프=한국경제인협회]](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412/244942_242674_3956.pn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고물가와 고환율의 이중고(高)가 지속되면서 국민 절반 이상이 내년 소비 지출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행과 외식 등 야외 활동과 관련된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여론 조사 전문 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3일부터 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2025년 국민 소비 지출계획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53.0%는 내년 소비 지출을 올해보다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 가계 소비 지출은 올해보다 평균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득 분위별로 살펴보면 하위 60%에 해당하는 소득 1~3분위는 내년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특히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는 올해보다 6.3%나 소비를 축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위 40%에 해당하는 4~5분위는 소비를 늘리겠다고 답해 소득별 소비 양극화가 예상됐다.
한경협 관계자는 "소득이 낮을수록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 따른 영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소득 수준에 반비례해 소비 지출 감소 폭이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민들은 내년 소비 지출을 줄이는 주된 이유로 '고물가 지속'(44.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소득 감소 및 실직 우려'(15.5%),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증가'(8.5%) 등이 뒤를 이었다. 고물가가 국민들의 소비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소비 감소가 예상되는 품목으로는 '여행·외식·숙박'(17.6%)이 가장 많았다. 이어 '여가·문화생활'(15.2%), '의류·신발'(14.9%) 순으로 나타났다. 야외 활동과 관련된 분야를 중심으로 소비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음식료품'(23.1%), '주거비', '생필품' 등 필수 소비재 품목은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고정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소비 지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협 관계자는 "내년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등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생활에 꼭 필요한 지출 이외에는 국민들이 지갑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들은 내년 소비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고환율·고물가 지속'(43.2%)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증가'(16.4%), '자산 시장 위축'(12.7%) 등을 꼽았다. 소비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로는 '물가·환율 안정'(42.1%)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다. '세금 및 공과금 부담 완화'(20.1%), '금리 조절'(11.3%) 등도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소비 활성화 시점에 대해서는 '기약 없음'이라는 응답이 35.1%로 가장 많았다. '2026년'과 '2027년 이후'(16.0%) 등 최소 2026년 이후를 예상하는 응답이 75.6%를 차지했다. 반면, '이미 활성화'(2.5%) 혹은 '2025년'이라는 응답은 24.3%에 불과했다.
국민 10명 중 4명은 가계 형편이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 형편이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은 42.2%였다. 반면, 형편이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2.2%로 악화 응답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45.6%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환율 안정, 세금·공과금 부담 완화 등 적극적인 경제 정책을 통해 소비 환경을 개선하고,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며 "소득별 소비 양극화 현상에 주목해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