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각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제한 조치를 강화하면서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장비도 조치 적용 대상에 포함키로 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특히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3개사가 만드는 ‘HBM2’ 이상 제품들에 이 조항이 적용될 예정이어서 이미 우려가 현실화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3일 연합뉴스에 “SK하이닉스는 대부분 HBM을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자가 일부 사양이 낮은 HBM을 중국에 수출하지만 매출 대비 비중은 작은 것으로 안다”며 “전체적으로 한국 기업에 끼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정부 말처럼 미국이 이번에 함께 발표한 반도체 장비 추가 수출 통제 역시 한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이미 업계에서는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에 투자하는 것도 꺼리는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지난달 13∼25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2곳 중 56.6%는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투자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1.4%였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계획 미정’은 6.9%포인트 증가했고 ‘계획 없음’은 6.1%포인트 늘었다.
반면 ‘계획 수립’은 32.0%로 지난해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투자계획이 미정인 기업들은 그 이유로 조직개편·인사이동(37.7%), 대내외 리스크 영향 파악 우선(27.5%),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 불투명(20.3%) 등을 꼽았다.
내년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39곳) 중에서는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축소하는 경우(28.2%)가 확대하는 경우(12.8%)보다 많았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비율은 59.0%였다.
작년 조사까지만 해도 ‘투자 확대’(28.8%)가 ‘축소’(10.2%)보다 많았는데 1년 만에 역전된 것이다.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내년 국내외 부정적인 경제전망(33.3%), 국내 투자환경 악화(20.0%), 내수시장 위축 전망(16.0%) 등이 지목됐다.
또 기업 투자에 영향을 미칠 리스크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42.9%)가 가장 많이 뽑혔고 고환율 및 물가 상승 압력(23.0%), 보호무역주의 확산 및 공급망 교란 심화(13.7%) 등이 뒤를 이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