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손세희 기자]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 속에서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이 급상승했다.
9일 가상자산 정보 제공업체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는 한 달 만에 원화 마켓 점유율이 56.5%에서 78.2%로 21.7%p 급증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0만 달러를 돌파할 즈음인 지난 4일 업비트의 점유율은 80%를 넘기도 했다.
반면, 2위 거래소인 빗썸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41.2%에서 19.3%로 급락했다. 나머지 거래소들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은 점유율 변화가 미미했다.
업비트 점유율 상승의 주요 원인은 복합적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업비트는 유동성이 풍부해 거래가 원활히 이뤄진다”며, 이는 자연스럽게 거래량 증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락장에서 거래를 쉬던 회원들이 대거 복귀하면서 업비트 거래량이 급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빗썸이 지난 10월부터 시행한 무료 수수료 이벤트가 11월에 종료되면서 일부 이용자가 업비트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 집중 현상은 다시 한 번 독과점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업비트의 시장 점유율이 50%를 초과하며 독과점 상태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며, 가상자산위원회를 통해 시장 구조와 독과점 문제를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호황을 맞이하면서 거래소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내년 1월 취임 예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가상자산 산업 육성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거래소 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순이익이 805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5.4% 증가한 반면 빗썸은 순이익이 243억원으로 74.5% 감소했다. 코인원(-67억원), 코빗(-142억원),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514억원) 등은 순손실을 기록, 시장 점유율이 낮을수록 실적 부진을 겪었다.
더퍼블릭 / 손세희 기자 sonsh82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