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 길어지는 비트코인…올해 '업토버' 공식 깨지나

약세 길어지는 비트코인…올해 '업토버' 공식 깨지나

  • 기자명 안은혜 기자
  • 입력 2025.10.24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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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20만달러는 불가능"
월가는 "저가 매수 기회" 조언

비트코인 @연합뉴스
비트코인 @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이른바 '업토버(Up-tober, 10월 강세장)' 기대감을 꺾고 한 달 가까이 약세다. 

10월은 가상화폐 시장이 전통적으로 상승하던 기간이지만 올해 10월은 10년 만에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신뢰 회복에 따른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재개되고 미중 무역 긴장이 진전돼야 반등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월가는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한 달 사이 5% 가량 떨어지며 뚜렷한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날 오후 3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전달 대비 4.58% 떨어진 10만8783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빗썸 기준으로는 1억6351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9일 기록한 원화 최고가(1억7973만원) 대비로는 9.02% 급감한 수치다.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은 10월에 평균 2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해 특별한 달로 통한다. 2020년 10월에는 27%, 2021년 10월에는 39%, 2023년 10월에도 28% 상승하며 '업토버' 공식을 만들었다. 

하지만 올해 10월은 10년 만에 공식이 깨질 상황에 처했다. 거시 환경 악화와 실망 매물 등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라 위험회피(risk-off) 흐름이 나타나자 고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 안전자산인 금이나 펀더멘털 기반 전통자산인 주식 등은 매크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리스크 자산'으로 인식된 것이다.

제프 메이 BTSE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더블록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의 최근 하락세는 미중 무역 긴장을 포함한 거시 경제 위기 때문"이라며 "긴장이 계속되는 한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연초에 잇달아 내놓은 연말 20만달러 전망에도 금이 가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디지털자산 책임자는 "미국의 부채가 35조달러를 넘어선 상황에서 20만달러는 보수적 전망"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자산 운용사인 비트와이즈의 매슈 호건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상장지수펀드(ETF) 2년 차 효과와 기관 수요 증가로 공급 쇼크가 발생할 것"이라며 20만달러를 점쳤다. 하지만 모두 4분기 강세가 뒷받침돼야 가능한 전망이다.

시장의 강세를 뒷받침해온 ETF 유입량도 급락 이후 눈에 띄게 줄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0월 초 10억달러를 넘어선 ETF 유입 자금은 중순 들어 6억달러 유출로 돌아섰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외 악재와 함께 시장 내부의 취약점이 겹쳐 있어 비트코인의 반등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글로벌 투자회사인 EBC파이낸셜그룹에서는 비트코인이 11만달러를 조기에 넘어서지 못한다면 8만달러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전략적 비트코인 준비금 계획이 윤곽을 드러내고 전 세계적으로 추세에 동참한다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소프트뱅크, 테더 등이 설립한 디지털자산 투자사인 21st 캐피털의 공동창업자인 시나 지는 ETF 유입과 미·중 무역협상 타결, 시장의 투명성 강화 등을 전제로 비트코인의 4분기 20만달러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말 반등을 점치며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에크는 2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최근 비트코인 하락은 일시적 조정이다. 금의 가격 움직임과 비교했을 때 저점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매수를 노렸던 투자자들은 현재 국면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비트코인 1억원 돌파를 적중했던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SC) 리서치 총괄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은 대규모 강제청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도 연말까지 20만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2023년 이후로 50주 이동평균선 위에 머물러 있는 비트코인의 하락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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