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사진제공=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409/234319_232465_938.jpg)
[더퍼블릭=최태우 기자] 20세기 후반 개인용 컴퓨터(PC) 열풍에 급성장한 중앙처리장치(CPU) 업체 인텔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과거 ‘반도체 왕국’의 재건을 위해 재진출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대규모 적자에 이어 기존 CPU 사업마저 어려움에 처하자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검토 중이다.
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부와 FPGA(프로그래밍가능반도체)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2분기 기준 TSMC가 점유율 62.3%를 기록하면서 시장 과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곳으로, 과거 인텔 ‘기술통’이었던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취임과 함께 철수했던 파운드리 분야 재도전을 선언한 시장이다.
파운드리 분야 특성상 천문학적인 초기 투자 비용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현재 인텔 파운드리사업부(IFS)의 실적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28억달러의 적자를 냈으며, 점유율 역시 자사 물량을 제외하면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파운드리 사업부의 적자가 회사 전체의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으며,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할해 투자를 유치하는 등의 조치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프로그래밍가능반도체 사업부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일종으로, 2015년 인텔이 칩 제조사 알테라를 167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만들어진 사업부다.
회로 변경이 불가능한 일반 반도체와 하드웨어 회로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FPGA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장비와 같이 프로그램 및 장치의 업데이트가 잦은 제품에서 활용도가 높다.
당초 인텔은 알테라의 기업공개(IPO)도 고려했으나,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반도체 설계 업체 마벨 테크놀로지가 알테라의 잠재적인 인수 후보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인텔은 지난 201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PC와 서버용 CPU 시장을 독점해오며 종합반도체 판매 규모에서 1위 자리를 사수해왔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반도체 설계 시장의 중심이 PC에서 모바일로 변경돼 관련 시장의 성장세가 급격하게 꺾이기 시작했다.
더욱이 경쟁사인 AMD가 TSMC와의 협업을 통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인텔의 CPU 시장의 독점을 견제하게 됐다. 실제로 지난 2017년 98.6%에 달했던 인텔의 서버용 CPU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76.4%까지 하락했다. AMD가 대부분의 점유율을 뺐을 셈이다.
그 결과, 인텔은 올해 2분기 순손실만 16억1000만달러(약 2조2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직원의 15% 감원을 결정했고, 1992년부터 매년 이어온 배당도 4분기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