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고지 시점 다가오는데 경영계 vs 노동계 ‘입장 차이만’…올해도 ‘졸속 심의’ 나오나

최저임금 고지 시점 다가오는데 경영계 vs 노동계 ‘입장 차이만’…올해도 ‘졸속 심의’ 나오나

  • 기자명 김미희 기자
  • 입력 2024.07.0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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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제8차 전원회의가 경영계 위원들이 모두 빠진 가운데 결국 아무런 논의도 하지 못하고 끝나면서 올해에도 졸속으로 처리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8차 회의엔 총 27명의 최저임금위원 중 사용자위원 9명을 제외하고 근로자 위원과 공익위원 각 9명만 출석했다.

지난 2일 열린 7차 전원회의 표결 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근로자위원들의 ‘투표 방해’ 행위에 반발해 사용자위원들이 회의 불참을 선언한 탓이다.

당시 회의에선 경영계가 요구한 업종별 구분 적용을 놓고 표결이 이뤄져 찬성 11표 대 반대 15표로 부결됐는데,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 측 일부 근로자위원들이 의사봉을 빼앗는 등 투표 저지를 시도한 바 있다.

사용자위원들은 “불법적이고 비민주적인 행태”라고 규탄하며 항의 차원에서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최저임금법에 따라 의결을 위해선 사용자·근로자위원 각 3분의 1 이상이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논의는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결국 위원장과 운영위원들의 모두발언 직후 1시간 15분가량 정회했다 재개 후 곧장 회의가 종료됐다. 이는 사실상 모두발언을 제외하곤 사실상 아무런 논의도 하지 않은 셈이다.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사용자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위원회 진행 과정이나 결정에 아쉬움 있을 수 있으나 심의 기한이 임박한 점을 감안해 정상적 운영을 위해 (사용자위원들의) 결단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근로자위원 운영위원들은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회의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표결 과정에서 일어난 일부 노동자위원들의 표결 저지 행동의 절박함은 이해할 수 있으나 과한 측면이 있기에 노동자위원 운영위원의 한사람으로서도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또 사용자위원들을 향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노심초사의 심정으로 바라보는 최저임금 노동자를 생각하시어 조속한 복귀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난 2일 업종별 구분 적용 논의가 일단락됨에 따라 이날 회의에선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에 대한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이 제시되고 본격적인 논의가 개시될 예정이었으나 차기 회의로 미뤄지게 됐다.

9차와 10차 전원회의는 각각 오는 9일과 11일로 예정돼 있다.

법이 정한 내년 최저임금 고시 시점은 8월 5일로, 고시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고려할 때 7월 중순이 최저임금 결정의 실질적인 마지노선이다. 역대 최장 심의를 기록한 지난해의 경우 7월 19일에 최종 결정됐다.

내주 사용자위원들이 복귀할 경우 본격 협상이 시작될 전망인데, 노동계는 고물가와 실질임금 하락을 고려한 대폭 인상을, 경영계는 동결을 최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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