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교환사채 발행 계획 철회…“자금 확보 위해 외부 차입 등 다양한 방안 검토 중”

태광산업, 교환사채 발행 계획 철회…“자금 확보 위해 외부 차입 등 다양한 방안 검토 중”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5.11.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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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영일 기자] 자사주 전량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해 왔던 태광산업이 24일 교환사채 발행 계획을 전면 철회한다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늘 오전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기초 교환사채 발행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고 전했다.

앞서 태광산업은 지난 6월 자사주 전량(27만 1769주)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를 발행해 3186억원 상당을 조달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그러나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은 “기존 주주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교환사채는 발행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 주식 또는 자사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를 말하는데, 자사주가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투자자에게 이전되면, 더 이상 자사주가 아닌 탓에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주가 하락에 따른 일반 주주들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법원에 교환사채 발행을 중지하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9월 10일 “교환사채 발행이 특정 주주만을 위한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트러스톤이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이 낸 가처분 신청 기각에도 교환사채 발행 여부를 고심해 왔고, 결국 이날 전면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태광산업은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한 이후 이에 반대하는 주주들을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이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또 지난 5개월 동안 태광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등 교환사채 발행 여건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면서 “이에 태광산업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과 시장 여건의 변화,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환사채 발행을 철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구조 재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태광산업은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섬유 산업의 구조적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지난 2018년 3조원을 훌쩍 넘었던 매출은 지난해 2조 2122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2022년부터 적자로 돌아선 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이 2891억원에 이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태광산업이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사업구조의 재편이 불가피하다”며 “다행히 그동안 추진해 온 일부 신사업 구상들이 지난해 구체적 단계에 이르게 됐고, 올해 남대문 메리어트 호텔과 애경산업을 인수하는 본계약으로 이어졌다. 태광산업은 향후에도 화장품과 에너지, 부동산, 조선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광산업은 “신사업 진출과 사업구조 재편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될 것인데, 가동을 중단한 생산시설 철거와 인력 재배치에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업황 악화에 대비해 3.5개월치 예비 운영자금 5,600억원도 확보해 두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태광산업은 지난 7월 1조 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려던 3186억원도 포함돼 있었는데, (교환사채 발행 철회로)자금조달 계획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하고, 금융시장의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현재의 투자 계획이 예정대로 집행될 경우, 내년 상반기에는 예비운영자금의 확보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고 했다.

태광산업은 “사업 재편과 운영자금 확보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 외부 차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 과정에서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한층 강화하고 주주가치 제고와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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