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 AI 서밋 기조연설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11/282257_283532_1934.jpg)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술 발전 속도를 늘 강조하던 엔비디아의 젠슨 황조차 이제는 저에게 더 이상 개발 속도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며 SK하이닉스의 기술 경쟁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현장에서 이같이 밝히며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은 이미 업계 내에서 충분히 증명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반도체, 에너지솔루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에이전트 서비스 등 SK그룹 전반의 AI 경쟁력을 국내외 기업과 학계에 공유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미래 기술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 회장의 발언은 최근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를 주요 ‘메이저 서플라이(핵심 공급사)’로 지목한 가운데 나온 것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기술적 위상을 다시 한번 부각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황 CEO는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과 별도의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를 주요 파트너로 언급한 바 있다. 그는 경주에서 최 회장과 회동해 “우리의 우정과 세계의 미래를 위하여!(TO OUR PARTNERSHIP AND FUTURE OF THE WORLD!)”라는 문구와 함께 친필 서명이 새겨진 엔비디아의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DGX Spark)’를 선물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 5세대 제품인 HBM3E 8단과 12단 물량 대부분을 선제적으로 공급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4분기에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6세대 HBM인 HBM4 12단 제품을 출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HBM4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Rubin)’에 탑재될 예정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경쟁 구도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앞서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내년 HBM과 D램, 낸드 플래시 메모리 모두 ‘완판’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내년 공급 물량에는 HBM3E뿐 아니라 HBM4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62만원을 돌파하며 시가총액 450조원을 기록했다. SK그룹 전체 시가총액도 568조원에 달했다. 지난 10월 10일 SK하이닉스가 사상 처음 시총 300조원을 돌파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기록한 수치다.
시가총액 상승세와 관련해 최 회장은 “정확히 아는 바는 없지만 조금 더 올라갈 것으로 희망한다”며 “사람들이 AI를 얼마나 급속도로 발전시키고, 리소스(자원)가 얼마나 투여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주 경주 APEC에서 발표된 엔비디아의 정부 및 국내 기업 대상 GPU 26만 장 공급 계획에 대해 “시의적절(타임리)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중국을 제외하면 우리가 늦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다만 걱정되는 것은 데이터센터와 GPU를 확보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걸 써서 무엇을 할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오는 6∼8일 열리는 SK그룹 연례 행사인 CEO 세미나와 관련해서도 “내년 SK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AI가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의 긴밀한 협력은 고성능 AI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의 기술적 존재감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HBM3E에 이어 HBM4에서도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글로벌 AI 인프라 확산 속에서 SK하이닉스의 시장 지위는 한층 공고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