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다 못 내는 기업 비중이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로 지표상 국내 기업들의 평균 성장·수익·안정성은 모두 개선됐다. 하지만 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의 비율이 최고 수준에 이르는 등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9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96만1336개(제조업 18만6490개·비제조업 77만4846개)의 산업군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3.7% 늘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매출 증가율이 모두 상승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단가 상승과 물량 확대로 제조업 가운데 전자·영상·통신장비(-14.5%→19.6%)의 상승 폭이 컸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창고(-9.0%→11.6%), 도소매(-2.1%→2.9%)의 매출 증가율이 뚜렷하다.
수익성 지표도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4.6%)은 전년(3.5%)보다 1.1%포인트(p) 올랐다. 세전 순이익률(4.3%) 역시 1년 사이 0.5%p 높아졌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3.7%→5.6%)이 오르고, 중소기업(3.2%→3.0%)은 소폭 하락했다. 재무 안정성 지표의 경우, 전체 기업의 부채 비율(119.9%)과 차입금 의존도(31.0%)가 전년(120.8%·25.1%)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42.8%로 2022·2023년(42.3%) 대비 증가해 지난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고 기록을 나타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것은 연간 이익이 이자 등 금융비용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다만 대출이 아예 없거나 이자 비용이 0인 기업까지 모두 감안하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은 21.3%로 역대 최고치는 아니다.
문상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 확대와 관련해 "전체 기업의 지표가 개선됐지만, 세부적으로는 반도체 중심의 일부 업종과 대기업 중심으로 좋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자보상비율 100~300% 미만 비중은 전년 대비 0.8%p 증가한 20.8%를 기록했다. 500% 이상 비중은 29.4%를 기록하며 30% 아래로 내려갔다. 전체 이자보상비율은 244.1%로 전년(191.1%) 대비 상승했다.
한은은 반도체나 대기업 중심으로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전년대비 높아짐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