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안은혜 기자]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더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는 사실상 끊겨 동결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전셋값은 급등하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50% 상승했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3년 이후 역대 최고치로, 연간 상승률은 26%에 달한다.
특히 규제 직전까지 최고가 거래가 몰렸던 성동·광진 등 한강 벨트 지역의 주간 상승률은 1%가 넘는 폭등세를 보였다.
광진구는 전주 대비 1.29% 오르며 통계 집계 후 처음으로 주간 상승률 1%를 넘겼고, 성동구 1.25%, 강동구 1.12%, 양천구 0.96%, 송파구 0.93%, 중구 0.93%, 마포구 0.92% 등이 뒤를 이었다.
고강도 부동산 대책의 여파로 주택 거래는 사실상 중단되고, 매물은 급감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거래 동결’ 상태에 접어들었다.
매물이 7000건 가량 증발하고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약 90% 급감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349건이다. 직전 일주일(9~15일) 거래량(2371건) 대비 85.3% 급감했다.
영등포구는 159건에서 3건으로 98.1% 줄었고, 구로구(-97.6%), 노원구(-91.8%), 동작구(-87.8%), 동대문구(-85.8%) 등에서 감소 폭이 컸다. 대책 발표 후 거래가 사실상 중단됐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매물 역시 대책 발표일(15일) 7만4044건에서 23일 6만7027건으로 9.5% 줄었다. 경기도 규제 지역 12곳은 같은 기간 매물 감소 폭이 14.8%에 달한다.
부동산 매매시장이 강제 동결 상태에 접어들면서 수요가 임대차 시장으로 몰려 전셋값도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라 주거 약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오르며 지난해 9월 둘째 주(0.17%)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웰츠타워(85㎡)’의 경우 지난 8월 전세가 4억 원에 거래됐던 것이 규제 직후인 지난 22일 15% 가량 오른 4억6000만 원에 거래됐다. 노원구 ‘포레나노원(85㎡)’도 8월 7억3500만 원에서 21일 8억 원으로 10% 가까이 뛰었다.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부족과 분양가 상승, 전월세 시장 불안 등이 매매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정수연 제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금 부자가 아니고서는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한 수준의 규제를 냈으니 거래량과 매물이 줄어들고 전월세가 치솟는 건 부작용의 시작일 뿐”이라며 “연말까지 전월세난이 이어지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