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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최근 5년간 병영 내 불법 도박이 1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된 장병 대다수가 병사였다. 오락 수준을 넘어 '고액 도박'으로 치닫는 사례가 늘면서 군 기강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국방부와 각 군이 국민의힘 박준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불법 도박 적발 인원은 2021년 402명, 2023년 443명, 2024년 478명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도 7월까지 이미 232명이 적발됐다. 같은 기간 불법 도박 규모는 매년 200억원을 넘어섰고, 누적 금액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눈에 띄는 점은 적발자 절대 다수가 병사라는 점이다. 2021년 도박 사범의 86.6%가 병사였으며 2022년 88.5%, 2023년 87.8%, 2024년 89.5%로 비율은 매년 비슷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32명 중 210명(90.5%)이 병사였다. 자유로운 휴대전화 사용과 '침대형 생활관' 확산으로 고참병의 통제가 약해진 생활 여건, 높은 월급 등이 복합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도박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023년 적발된 도박 상위 3명의 합계 금액은 58억 8000만원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고, 2024년에는 58억 9000만원(26%)에 달했다. 올해는 상위 3명이 무려 85억 9000만원을 베팅해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개인 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고액 도박'이 병사들 사이에 자리 잡는 양상이다.
실제 2022년 해병대 상병은 불법 온라인 도박에 2억 6065만원을 걸었다가 적발됐다. 2020년에는 해군 대위가 1억 6500만원, 올해 7월에도 해병대 상병이 1억 9288만원을 도박으로 날린 사례가 보고됐다. 이에 사법적 처벌도 현실화되고 있다. 올해 육군 상병이 불법 도박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며, 해군 상병은 징역 1년과 집행 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준태 의원은 "최근 5년간 1000억원대 규모의 불법 도박이 적발되고 그중 90%가 병사라는 것은 관리·감독 체계 붕괴를 보여준다"며 "병사들의 도박이 고액화·상습화되는 추세는 개인 일탈을 넘어 군 기강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