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고려아연에 재반격…최윤범 회장 겨냥 “세입자가 집주인 내쫓으려는 행위”

영풍, 고려아연에 재반격…최윤범 회장 겨냥 “세입자가 집주인 내쫓으려는 행위”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5.09.3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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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영일 기자]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적대적 M&A(인수합병) 프레임은 허구’라고 공격하자, 고려아연이 ‘영풍이 최대주주 지위를 사실상 MBK파트너스에 헌납했다’고 반격한 데 대해, 영풍이 재반격이 나섰다.

앞서 영풍은 지난 29일, 최근 콜마BNH가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모회사인 콜마홀딩스를 상대로 낸 콜마BNH의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신청, 검사인 선임 신청,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항고) 신청 등에 대해 법원이 모두 기각한 것을 인용하며, “해당 판단은 최대주주는 적대적 M&A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적대적 M&A’라는 주장이 사실과 무관하다는 점을 법적으로 재확인한 것”이라며, 고려아연을 공격했다.

영풍은 “해당 판시를 통해 고려아연 경영 대리인인 최윤범 회장이 주장해 온 ‘적대적 M&A’ 프레임이 허구이자 정치적 구호에 불과함이 사법부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최윤범 회장 측은 그동안 최대주주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적대적 M&A’로 매도하며 정치적 프레임을 씌워왔으나, 이번 법원의 결정은 이러한 주장이 근거 없는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에 대한 기습적인 공개매수와 지속적인 이사회 장악 시도는 명백한 적대적 M&A”라고 반격했다.

고려아연은 “MBK와 영풍은 지난해 9월 13일 고려아연의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기습적인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양사는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한 뒤 공시했다”면서 “공시에 따르면, MBK와 영풍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할 때 MBK 추천 이사가 영풍 추천 이사보다 1명 더 많도록 약속했고, 또한 MBK와 영풍은 공개매수 이후 양측 합산 주식의 ‘50%+1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은 MBK가 제안하는 바에 따라 행사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이어 “최소한으로 공개된 경영협력계약의 내용만으로도 MBK는 고려아연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갖게 되며, 이는 영풍 스스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 지위를 사실상 MBK에 헌납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영풍은 MBK가 영풍 소유의 고려아연 주식을 헐값에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이는 등 불투명한 경영협력계약의 내용을 두고 온갖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주주대표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의 이러한 반격에 대해, 영풍은 30일 재반격에 나섰다.

영풍은 이날 재반박 입장을 내고 “최대주주의 지위를 포기한 적 없다.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는 여전히 영풍이며, 최대주주로서 회사의 장기적 안정과 성장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면서 “‘MBK에 최대주주 지위를 헌납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MBK와의 협력에 대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협력하게 된 이유는 단 하나, 고려아연의 건전한 경영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영풍은 “최윤범 회장은 (고려아연의)최대주주도 아닌 고작 1.8% 지분을 가진 소수 주주이자 경영대리인에 불과함에도, 무분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자사주 상호 교환 등으로 무려 16% 상당의 지분 가치를 희석함으로써 주주들의 비례적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여 경영권 분쟁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특히 “고려아연 자금을 무리하게 동원해 자사주 공개매수를 추진하고, 해외 계열사를 활용한 순환출자 구조를 만들어 최대주주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해 왔다”며 “이는 마치 세입자가 집을 자기 것이라 주장하며 집주인을 내쫓으려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영풍은 “이러한 불합리한 경영을 바로잡기 위해 동북아 최대의 투자 전문 기관인 MBK와 손잡고, 고려아연의 지배구조를 정상화하고자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고려아연이 반격 포인트로 삼은 경영협력계약에 대해선 “지난해 공개매수 신고서에 명확히 공개된 바 있다. 이는 법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더 이상 왜곡되거나 의혹을 부풀릴 사안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의 진짜 문제는 소수 주주이자 경영대리인의 전횡”이라며 “논란의 본질은 적대적 M&A나 외국자본의 침탈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소수 주주에 불과한 최윤범 회장이 개인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동원하고, 법의 취지를 무시한 편법적 지배구조를 만들어낸 데 있다”고 직격했다.

영풍은 “최윤범 회장은 ▲총 5,600억 원을 이사회 결의도 받지 않고 중학교 동창이 설립한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하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이그니오홀딩스’를 약 5,800억 원에 인수하는 등 회사에 중대한 손실을 야기한 정황이 있다”며 “이 같은 무책임한 의사결정이야 말로 주주와 국민이 우려해야 할 진짜 위험”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고려아연은 특정 개인의 것이 아니다. 회사의 주인은 주주이지, 소수 지분을 가진 경영대리인이 아님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면서 “영풍은 최대주주로서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에 흔들리지 않고, 주주의 이익과 기업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책임 있는 경영 정상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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