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의 이민단속으로 체포된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수감돼 있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모습. [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9/276121_276875_1824.jpg)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미국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대규모 불법체류 단속으로 한국인 근로자 300여명이 적발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 현지 공장 건설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업계는 공기 지연에 따른 손실과 보조금 축소, 금융비용 증가 등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HL-GA 배터리 공장 공사 현장에서 한국인 직원과 협력업체 인력 등이 대거 단속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업체의 현지 프로젝트가 파행을 겪고 있다.
단속 여파로 출장 중이던 인력들이 급히 귀국하는 사례가 이어졌고, 현장에는 주재원과 최소한의 현지 인력만 남아 사실상 관리 업무만 유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HL-GA를 비롯해 애리조나·미시간·오하이오 등 4개 지역에서 대규모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온도 조지아·켄터키·테네시 공장을 완공했지만 장비 설치를 위한 기술 인력 투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공정이 멈춰선 상태에서 하루가 지날 때마다 피해가 수십억원씩 쌓인다”며 “현지 당국의 과도한 단속으로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투자 신뢰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연간 50GWh 규모 배터리 생산 시설의 하루 생산 손실액은 400만달러(약 55억원)에 달한다. HL-GA 공장(30GWh 기준)을 대입하면 일일 피해액이 33억원에 이르는 셈이다.
공사 지연에 따른 금융비·고정비 부담, 고객사 신뢰 저하까지 감안하면 손실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 정부가 지급하는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2032년 종료 예정인 상황에서 생산이 늦어지면 보조금 혜택도 줄어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했지만, AMPC 수령액은 1조4000억원에 달했다.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사진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ICE]](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9/276121_276876_1939.jpg)
문제는 인력 충원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 정부가 10년 넘게 취업 비자(E-4) 쿼터 신설을 요구했지만 미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B-1 비자의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도 반이민 정서가 짙은 미국 정치권에서 논의가 진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는 미국 정부의 무리한 단속이 첨단 제조업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장비는 한국·일본산이 대부분이라 미국 인력만으로는 설치가 불가능하다”며 “현실을 무시한 행정 조치로 글로벌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인력 파견 조건으로 ‘현지 인력 훈련’을 내걸며 협의가 더 복잡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태 해결이 최우선”이라며 “비자 제도 개선 없이는 공장 건설 재개는 물론 향후 투자 확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