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필리핀서 첫 선박 건조 돌입…동남아 거점·‘마스가’ 전략 동시 강화

HD현대, 필리핀서 첫 선박 건조 돌입…동남아 거점·‘마스가’ 전략 동시 강화

  • 기자명 홍찬영 기자
  • 입력 2025.09.0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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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HD현대가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첫 선박 건조에 착수하며 동남아 거점 확대와 ‘마스가(MASGA)’ 전략 기반 강화에 나섰다. 중국에 밀린 일반상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한·미·필리핀 조선 협력의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일 수빅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5000톤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건조를 위한 강재절단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강재절단식은 선박 건조의 시작을 알리는 절차로, 이날 행사에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메리케이 칼슨 주필리핀 미국대사, 이상화 주필리핀 한국대사,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건조하는 선박은 HD현대필리핀이 직접 짓는 첫 선박으로, 지난해 12월 아시아 선사로부터 수주한 4척 가운데 1차분이다. 그동안 선박 블록 제작과 유지·보수·정비(MRO) 위주로 운영됐던 수빅조선소는 이번 건조를 계기로 본격적인 생산 기능을 갖추게 됐다.

HD현대는 필리핀 조선소가 중국이 우위를 점한 벌크선·탱커 등 일반상선 시장의 경쟁력을 되찾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한·미·필리핀 3국 협력을 기반으로 한 ‘마스가’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필리핀 정부가 미국에 수빅조선소의 미 해군 활용을 제안한 만큼, 안보·경제 협력 구상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마스가 프로젝트는 미국이 쇠퇴한 자국 조선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추진하는 대규모 산업·안보 프로젝트다. 미 해군과 상선 건조 수요를 자국과 동맹국 중심으로 돌려 세우려는 전략으로, 한국·필리핀 등 우방국 조선소가 핵심 파트너로 거론된다.

HD현대 측은 동남아 거점 간 연계 효과도 강조했다. HD현대필리핀은 1996년 설립된 HD현대베트남조선, 인수 절차 중인 HD현대비나(가칭), 향후 설립 예정인 싱가포르 투자법인과 인접해 있다.

이에 따라 기자재 공급망과 인력 운용을 효율화해 해외 생산기지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HD현대는 지난달 27일 싱가포르에 투자법인을 세워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필리핀, HD현대비나 등 해외 생산거점을 관리하고 해외사업을 총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성준 HD한국조선해양 대표는 “필리핀은 정부 지원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갖춘 지역으로, 조선 신흥 강국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다”며 “HD현대필리핀을 활용해 글로벌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거점을 체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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