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당대표 취임하자 태세 전환… “강성 결집” 약속 어디로 갔나

장동혁, 당대표 취임하자 태세 전환… “강성 결집” 약속 어디로 갔나

  • 기자명 김종연 기자
  • 입력 2025.09.0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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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친한 출신 김도읍 인선, 강성 지지층 배신감 불러
윤석열-이재명 대하는 태도 달라져...“원칙 없다” 비판
“부산 지선 망친다” 항의에 해수부 이전 입장도 돌변
“충청권 지방선거는 망쳐도 되느냐” 비판도 고개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 후보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당대표 후보가 지난 8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퍼블릭=김종연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전당대회에서 내세운 강경 행보와는 달리, 취임 이후 잇따른 태도 변화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당대회 당시 “이재명 정권은 삼류 조폭 정치”라며 “민주당 정권을 끝장내겠다”고 외쳤던 결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장 대표는 강성 결집을 시도하겠다는 의미의 메시지와는 다르게 친이(친이준석)와 친한(친한동훈)계 인사였던 김도읍 4선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내정하기도 했다. 해수부 이전이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입장도 돌변했다.

장 대표는 최근 김도읍 4선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내정했다. 김 의원은 친이준석·친한동훈계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전당대회 과정에서 장 대표를 지지했던 강성 보수층에서는 “벌써 변했다”는 푸념이 터져 나오는 중이다.

장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김 의원을 영입했다는 소식까지 알려지자 지지층의 실망은 더 커지고 있다. 그는 이런 여론을 감지했는지 1일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여러 기대와 우려가 있겠지만, 전당대회 당시 말씀드린 원칙과 기준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강조했으나, 이는 불만을 달래려는 ‘읍소 발언’에 불과해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3자 회동 문제에서도 전당대회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장 대표는 과거 “삼류 조폭 정치”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민주당을 몰아붙였지만, 최근에는 “그런 형식(3자 회동)이라도 만날 시점을 정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수용 의사를 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도 미묘하다. 지난 7월 31일에는 “대표가 되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하겠다”고 했으나, 취임 후에는 “지금은 당을 정리해야 할 시간”이라며 사실상 미루기로 했다. 지지층에서는 “결국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를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장 대표의 태세 전환은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문제에서도 드러난다. 전당대회 당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그는 최근 연찬회에서 “해수부와 유관기관까지 옮겨야 한다”고 발언을 바꿨다. 부산 지역 의원들의 압박을 의식한 결정이지만, 충청권에서는 “제2 행정수도 완성이 멀어졌다”며 반발이 커지고 있다. 충청 출신 대표라는 기대는 무너지고, 오히려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의 불리함만 키운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결국 장 대표가 강조했던 “제대로 싸우는 정당”, “원칙과 기준”은 말뿐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도읍 의원 인선, 尹 전 대통령 면회 문제, 李 대통령 회동 수용, 해수부 이전 번복까지—취임 한 달 만에 장 대표의 태세 전환은 당 안팎에 혼란만 키우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스스로 세운 정치적 정체성을 허물고 있다”는 비판이 고개를 든다. 강성 결집을 내세워 당권을 거머쥐었지만, 정작 지지층의 신뢰는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더퍼블릭 / 김종연 기자 jynews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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