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협상, 완성車 업계 불확실성 '경고등'… 日·유럽에 밀릴 가능성

美 관세 협상, 완성車 업계 불확실성 '경고등'… 日·유럽에 밀릴 가능성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7.2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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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유럽, 美와 15% 관세 합의 접근… 한국만 협상 지연
현대차 2분기 영업 이익 15.8% 감소… 관세 여파 가시화
대미 수출 32%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 전반 타격 우려

현대차 울산공장 [연합뉴스]
현대차 울산공장 [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국과의 자동차 관세 협상이 지연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최근 미국과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를 27.5%에서 15%로 낮췄고, 유럽 연합(EU) 역시 비슷한 수준의 관세 적용에 의견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지역 모두 한국과 함께 미국 내 3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꼽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이번 협상에서 불리한 조건을 받을 경우 '관세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시장으로, 한국산 차량은 동급의 일본·유럽산 차량 대비 5% 수준의 가격 경쟁력으로 버텨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 차는 그간 무관세 혜택을 누려왔고, 기본 관세 2.5%를 부담한 일본·유럽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했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한국이 일본·유럽보다 높은 관세를 적용받을 경우, 상황은 정반대가 된다. 한국은 일본보다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낮고, 본국에서 직접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많아 관세 인상 시 비용이 즉시 가격에 반영된다. 유럽산 자동차는 고가 브랜드 비중이 높아 관세 인상분을 가격에 전가할 여력이 있지만,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는 국내 차는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세 여파는 실적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 48조 2867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3%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반면 영업 이익은 3조 6016억원으로 같은 기간 15.8% 감소했다. 현대차는 "미국발 관세 영향으로 줄어든 이익이 8282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이다.

한국의 대미 수출 구조 역시 관세 변화에 민감하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 및 부품은 전체 대미 수출액의 32%를 차지했다. 시장 조사 기관 JATO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한국산 자동차는 약 125만대로, 미국 전체 판매량의 7.7%를 차지해 일본산(6.1%), 유럽산(5.1%)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의 수익성 악화와 대미 수출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와 정부가 협력해 관세 부담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미국 시장에서의 국내 차 경쟁력은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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