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주류도 인정한 안철수의 역할론…"대선 후 당권 구도에서 새로운 구심점 될 듯"

국힘 주류도 인정한 안철수의 역할론…"대선 후 당권 구도에서 새로운 구심점 될 듯"

  • 기자명 안은혜 기자
  • 입력 2025.05.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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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주요 국면마다 이슈 주도, 존재감 발휘

김문수 후보가 지난 12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후보가 지난 12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안철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국민의힘이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메시지를 연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선대위원장이 가교 역할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당내에서도 안 의원이 이번 대선에서 주요 국면마다 이슈를 주도하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고 재평가하고 있다. 대선 이후 안 의원의 당내 영향력이 커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4강에 진출한 인사 중 유일하게 조건 없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김문수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낙선 후 탈당하고 하와이로 갔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뒤늦게 개별 유세를 하고 있어 이들과 안 의원이 차별화된 행보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교체 논란이 일던 지난 10일 안 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마치 주식 작전의 통정매매처럼,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이루어진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상 유례없는 파괴적 행위"라며 "당 지도부는 막장 정치 쿠데타를 즉각 멈추라"고 했다.

결국 당원투표에서 한덕수 전 총리로의 후보 교체 건은 부결됐다. 당 관계자는 "회견 유튜브 영상, 쇼츠를 합쳐 200만뷰가 나왔다"고 했다. 

지난 13일 안 의원은 홍 전 시장의 지지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홍 전 시장의 정책통으로 활동했던 이병태 전 카이스트 교수의 이재명 캠프 합류설이 나오자 홍 전 시장을 향해 후배의 노파심에 드리는 말씀이라며 "절대 이재명의 손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이재명의 사탕발림에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지난 15일에는 김문수 후보를 홀로 133척의 왜군에게 맞서 싸우던 이순신 장군에 비유하며 홍 전시장·한 전 대표·한덕수 전 총리를 향해 "지금은 김문수 대장선을 따를 때"라며 함께 이재명을 막자고 촉구했다. 

지난 18일엔 "개헌은 5·18 정신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에게 개헌을 공개 요청했으며, 김 후보와 이 후보는 같은 날 개헌 공약을 발표했다. 

안 의원은 특별 대우를 받지 않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해왔는데, 뒤늦게 김 후보의 제안으로 지난 19일 '대선후보 직속 정치 고문'으로 임명됐다. 김 후보는 앞서 15일 안 후보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AI(인공지능) 등 분야에서 안 의원이 역할을 해 달라며 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21일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가 열린 경기 성남시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21일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가 열린 경기 성남시 가천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 의원은 단일화를 위한 역할론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19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향해 "어벤져스 어셈블(Avengers Assemble)을 외쳐달라. '이재명 타노스'를 함께 막자"고 밝힌 데 이어 20일 이 후보에게 만남을 공개 제안했다. 결국 21일 두 사람은 경기 성남시 가천대 학내 식당에서 만났다.

이 후보는 회동 후 "안철수 의원님은 계엄 정국과 미래 과학기술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굉장한 진정성을 보여줬다. 그래서 안철수와 교류는 다른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책임 있는 인사와 달리 언제나 열려있다"고 했다. 단일화에서 안 의원의 역할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안 의원측 관계자는 "최근 유세 현장에서 안철수 의원에게 마이크 잡게 하라는 요구가 많다. 유세 후 내려가면 지지자들이 '이번에 다시 봤다. 존경한다. 감사하다'고 호응을 해준다"고 전했다.

안 의원으로서는 자연스럽게 외연 확장을 이룬 셈이다.

안 의원은 22대 국회 당내 모두가 '예' 할때 '아니오'를 말하는 '소수의견'의 상징이 됐다. '채상병 특검법'과 '내란 특검법' 등 표결에서 혼자 다른 선택을 했다. 탈당 후 민주당으로 간 김상욱 의원과는 결이 다른 행보로, 당내 주류 의원들의 신임을 받고 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최근 MBC라디오에서 "안철수 의원은 김문수 후보와 정치 성향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선대위에 합류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철수 다시 봤다' '진짜 국민의힘 사람이 된 것 같다'는 평가들이 긍정적으로 많이 분출되고 있다"고 했다.

한 친윤계 관계자는 23일 머니투데이에 "안철수 의원은 계엄·탄핵에 대한 입장이 한동훈 전 대표와 별로 다르지 않은데 대선 국면에서 열심히 후보를 돕고 있지 않나. 그러니 안 의원에게 마음이 열릴 수밖에 없다"며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당권 구도에서 안 의원이 새로운 구심점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본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22일 자신의 SNS에 이재명 후보를 향해 "국가가 빚을 내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우려하는 사람은 몰상식한 사람이라는 것은 위험한 인식"이라며 "이 빚은 모두 2030세대, 미래 세대가 갚을 수밖에 없다. 이재명식 질러노믹스는 감당할 수 없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23일 오전에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거듭 단일화를 요구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가장 먼저 도전하는 사람을 뜻하는 '퍼스트 펭귄'이 되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단일화는 단지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한 정치 공학이 아니"라며 "상해 임시정부의 정신처럼,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한 '연합정부'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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