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4/258907_258119_3311.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AI 육성 필요성을 약속하면서도, 정작 산업계가 요구하는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에는 입을 꾹 닫는 '일구이언(一口二言)'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이 전 대표는 AI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퓨리오사AI를 찾아 "AI 규제를 합리화해 기업이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AI 투자 100조원 시대를 열고, AI 3대 강국으로 우뚝 서겠다. AI 경쟁력은 인재 육성에 달렸다"고 고급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이 전 대표가 속한 민주당은 반도체 업계가 요구하는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위원회에서는 반도체특별법 논의가 결렬됐다. 민주당은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 삭제를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해당 조항 유지를 요구했다.
특허소위 위원장인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은 (주 52시간 예외 조항을) 빼고 처리하자는 입장"이라며 "국민의힘이 예외 조항 고수를 주장해 합의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당의 공식 입장은 이 전 대표 발언과 정면 배치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월 반도체특별법 토론회에서 "R&D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 예외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몰아서 하면 안 되냐고 묻는데 할 말이 없더라"라고 언급했지만, 이후 "저나 민주당의 입장은 명확하다. 우리 사회가 노동 단축을 향해, 그리고 주4일 근무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 52시간제 예외에 반대 뜻을 밝혔다.
업계는 주 52시간제 예외를 호소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는 지난 2월 "주 52시간제 개편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촉구했고, 이 대표가 사무실을 찾았던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는 지난해 새벽까지 오류 수정에 매달린 직원들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기술 경쟁을 위해 유연한 근무 체계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노동 시간 단축' 원칙을 고수하며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재명 후보는 주 52시간제 예외에 공감한다더니 정작 법안 논의에선 해당 조항을 제외했다"며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측 깜빡이를 켜고 좌회전하면 나라 경제가 어떻게 되겠냐"며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가진 원내 제1당의 대표가 경제 정책에 대해 오락가락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