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퇴하라’와 코바코 사장 업무가 대체 무슨 상관?

‘이준석 사퇴하라’와 코바코 사장 업무가 대체 무슨 상관?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4.10.0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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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지난 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 캡처).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민영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사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7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준석 의원은 이날 민영삼 사장에게 “코바코 사장은 엽관제(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은 사람·정당이 관직을 지배하는 제도)나, 전문성이 인정돼 선임됐을 것”이라며 “민 사장은 어느 쪽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느냐”며, 전문성에 대해 따졌다.

이에 민영삼 사장은 “그런 구분에 동의하지 않는다. 적법한 절차와 규정을 통해 임명된 것”이라고 답했다.

이준석 의원은 재차 민영삼 사장 임명 과정에 대해 “4대 1의 경쟁률로 코바코 사장직에 올랐다는데, 그중 두 명은 코바코 출신의 경력자였다”며 “민 사장보다 업무에 더 전문성이 있는 사람들 아니냐”고 지적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야당 의원이 정부 공공기관장에 대한 전문성을 충분히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이어진 이준석 의원의 질문은 국정감사라는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이준석 의원은 “(대선 때)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민영삼 사장은 “윤석열 캠프에서는 국민통합 특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잠깐 활동을 했었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며칠 만에 사퇴했나”라고 재차 질문했고, 민 사장이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대답하자 “나흘 만에 사퇴했다”고 알려줬다.

이준석 의원은 “그때 어떤 발언 때문에 사퇴했나”라고 묻자, 민영삼 사장은 “그때 자진사퇴했다. 어떤 발언 때문이 아니라”라고 답했고, 이 의원은 “‘이준석 (당 대표직에서)사퇴하라’, ‘이준석 묵언수행 해라’ 등 이런 말들을 계속 올렸다가 윤석열 캠프에서 해촉 되셨죠?”라고 질의했다.

민영삼 사장은 “윤석열 (당시)예비후보 캠프에 (원활한)조직 활동을 위해 제가 자진 사퇴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준석 의원은 “(대선 때)사고 쳐놓고 사퇴한 건데, 지금 그 이력을 바탕으로 정무적 역할을 하겠다고 그러면은 노무현‧문재인도 부정하고 개혁신당하고 이준석도 싫어하고, 조국 (조국혁신당)대표도 별로 안 좋아하고 (민영삼 사장의 과거 유튜브)방송 보면. 그럼 누구랑 정무적 역할을 하려고 하느냐. 최근에는 한동훈 (국민의힘)당대표에 대해 얘기하는 걸 보면 당 대표하려고 알랑방귀 뀐다. 위선자라고 했는데 누구를 설득해서 정무적 역할을 하겠느냐”고 했다.

이에 민영삼 사장은 “그거(과거 유튜브 방송 발언)하고 코바코 업무하고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이준석 의원은 거듭 전문성을 운운하며 따지고 들었고, 민 사장도 이에 지지 않고 맞받았다.

이준석 의원의 질의 시간이 끝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이준석 의원님. 통 크게 잘 참았다”며, 민영삼 사장에게는 “여기 무슨 자리냐”고 물었다.

민 사장이 “국정감사 자리”라고 답하자, 최 위원장은 “민영삼 증인은 국회의원이 우습게 보이나”라고 따졌고, 민 사장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자, 최 위원장은 “그런데 왜 그런 태도를 하시는가”라고 말했다. 민 사장은 “제 태도가 어때서 그러느냐”고 반박했다.

민영삼 사장은 “억지로 생트집을 잡으려면 안 된다는 거다. 아무리 증인으로 나왔지만 억지로 생트집을 잡고”라고 말했다.

최민희 위원장이 ‘여기 무슨 자리냐’라고 물은 대로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정 전반에 관한 감사하거나 조사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국정감사 자리에서 본인 당대표 시절에 사퇴하라고 촉구했던 인사에게 보복성으로 읽혀질 수 있는 질문을 한 이준석 의원이나, 이 의원을 두둔하고 감싼 최민희 위원장의 태도도 국민들이 봤을 땐 우습게 보일 수도 있겠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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